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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축구종가’ 잉글랜드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은 달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화려한 플레이는 화끈한 공격 축구에 대한 축구팬들의 갈증을 풀기에 충분했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맨유는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FC서울과의 친선경기에서 한 수 위의 기량으로 세계 정상급의 ‘축구쇼’를 선보이며 4대0 완승을 거뒀다. 2006-2007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주역들이 대거 포함된 최강 멤버로 나선 맨유는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특히 경기 시작 전부터 몸 풀기에 열중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킥오프 휘슬이 울리자마자 축구장에서 볼 수 있는 온갖 테크닉을 다 선보였다. 전반 45분만 뛰고도 1골2도움으로 무시무시한 위력을 과시했다. 호날두는 전반 5분 루니의 패스를 이어받고 툭툭 공을 차다가 그대로 대포알 같은 중거리슛으로 첫 골을 터뜨렸다. 호날두의 ‘원맨쇼’는 시작에 불과했다. 전반 14분 중앙에서 서울의 수비진을 뒤흔들던 그는 수비수들의 허를 찌르는 절묘한 힐패스로 이글스의 두번째 골을 돕더니 약 5분 뒤에는 웨인 루니에게 스루패스를 찔러줘 쐐기골까지 이끌어냈다. 호날두는 서울 이청용과 함께 경기 MVP에 선정됐다. 한국팬들에게 축구의 진수를 마음껏 보여준 호날두와 루니는 전반만 뛰고 후반에는 교체됐다. 이들을 대신해 나선 라이언 긱스와 폴 스콜스 역시 파트리스 에브라의 4번째 골을 도왔다. 한편 맨유의 최강다운 플레이로 프리미어리그의 참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지만 K-리그 팬에게는 씁쓸한 여운도 남겼다. 이날 상암벌에는 2002한일월드컵을 연상시킬 만큼 뜨거운 열기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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