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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설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지는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토지’가 다시 한번 드라마로 옮겨진다. 총 50부작으로 SBS에서 27일부터 매주 토ㆍ일 오후 8시50분 방영되는 ‘토지’(극본 이홍구 연출 이종한)는 94년 5부 완간 후 처음으로 선보여지는 드라마. 89년 KBS에서 방영된 지 15년 만에, 79년 첫 극화 후 총 세 번째다. 이번 ‘토지’는 SBS의 3년간의 기획을 거쳐 탄생하는 역작. 제작비만 150억원이 투입됐고 방영 1년 여 전인 지난해 10월 첫 촬영을 시작해 현재 18부까지 촬영이 이뤄졌다. 경남 하동과 강원도 횡성에 각각 1만여평 규모로 총 45억원이 투입된 오픈 세트를 마련하면서 대작의 면모를 갖췄다. 그러나 물량만으로 ‘토지’ 같은 문학사적 작품의 드라마화 성공을 장담할 순 없다. ‘토지’ 제작진은 대작을 만든다는 자부심보단 드라마화에 대한 부담감을 짊어지고 있다. 이종한 PD는 “원작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 깊이와 무게가 느껴진다”며 드라마화에 대해 “영광이면서도 솔직히 겁이 난다”는 말을 꺼냈다. 이 PD는 “‘토지’의 핵심 사상인 생명정신은 결국 마지막 5부에 모두 녹아 있다”며 “등장 인물들의 내면과 그들을 둘러싼 시대적 환경, 박경리 선생이 전하고자 했던 생명사상까지 어우를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캐릭터는 역시 주인공 최서희. 79년과 87년 각각 KBS 방영 당시 한혜숙과 최수지가 ‘서희’역을 맡으며 당대 최고의 인기스타 반열에 오른 바 있다. 3대 서희 역에 발탁된 김현주는 “‘토지’가 드라마화 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욕심이 났던 배역”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서희는 시대적 배경 때문에 따스한 면모를 감추고 살 수밖에 없었던 인물”이라는 나름의 평과 함께 “독하고 강직한 모습과 함께 한 남자(길상)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어머니로서의 숨겨진 인간적인 면모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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