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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前장관이 전하는 한·미 통화스와프 비화

■ 리먼 파산 1년<br>벼랑 끝서 끌어낸 행운… '리버스 스필오버' 주효

SetSectionName(); 강만수 前장관이 전하는 한·미 통화스와프 비화 ■ 리먼 파산 1년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루빈·로즈 역할이 큰 힘 황정원 기자 garden@sed.co.kr 2008년 10월14일 뉴욕 헴슬리호텔. 로버트 루빈 씨티그룹 고문을 만나기 위해 이 호텔을 찾은 강만수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의 얼굴은 어두웠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위해 전날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려 했지만 만나지 못하고 대신 클레이 로리 미 재무부 차관보를 만나 "한미 통화스와프는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루빈 고문과의 자리에는 뜻밖에도 약속에 없던 인물이 한명 더 있었다. 윌리엄 로즈 씨티그룹 부회장. 그는 IMF 외환위기 당시에도 한국 정부를 대신해 월가의 투자은행(IB)들과 성공적인 외채협상을 진행해 우리에게는 은인이었다. 강 장관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두 사람을 만나 신흥국의 외환위기가 선진국 경제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는 '리버스 스필오버(reverse spill-over)' 논리로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돼야 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얘기 도중 로즈 부회장은 "오늘 티머시 가이트너 뉴욕 연방은행 총재와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그러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겠다"고 전했다. 그러자 루빈도 "가이트너에게 나도 강 장관의 생각에 동의한다고 말하라. 그리고 면담 결과를 강 장관에게 오늘 중으로 알려주라"고 지시하듯 말했다. 이에 로즈 부회장은 "오후2~3시에 가이트너와의 점심자리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가이트너는 당시 실권자였다. 뉴욕 연방은행 총재라는 자리도 자리였지만 당시 미국은 이미 버락 오바마를 축으로 움직였고 그 사단에는 폴 볼커와 루빈, 그리고 현재 미 재무장관인 가이트너가 있었다. 그날 강 장관은 우연찮게도 오바마 경제라인의 핵심 인물들을 만났고 이들의 지지를 얻어낸 것이다. 강 장관은 이에 대해 "외환위기 때는 '머피의 법칙(불운이 불운을 부른다)'이 작용했지만 그날은 '역 머피의 법칙(행운이 행운을 부른다)'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2시30분 가슴을 졸이며 호텔방에서 기다리던 강 장관의 휴대폰이 울렸다. 로즈 부회장이었다. "기회가 왔어요(We Are Taking Chance). 10일만 기다려보세요. 될 것 같아요." 가이트너 총재가 '리버스 스필오버' 논리를 이해하고 한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것이다. 강 장관은 즉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가능할 것 같다'는 내용의 보고를 했다. 10일 뒤인 10월24일. 이 대통령을 수행해 베이징을 방문하고 있던 강 장관의 휴대폰이 다시 한번 울렸다. "한미 통화스와프가 확정됐다"는 로즈 부회장의 전화였다. 그리고 미국 발표시간에 맞춰 10월29일 오전6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정식 발표했다. 루빈과의 점심자리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은 '트리플A(AAA) 국가들과만 통화스와프를 맺기 때문에 한국은 안 된다'는 논리로 우리의 요청을 거절했다. 그러던 사이 한국 외환시장은 패닉으로 치달았다. 리먼브러더스 파산(9월15일) 이후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안이 미 하원에서 부결(10월29일)되면서 한국 외환시장은 모두가 '달러 사자'에만 나서면서 초토화됐다. 그러나 이런 외환시장의 패닉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로 급속히 진정됐다. 스와프 체결이 공식 발표된 10월29일, 이날 하루 동안 원ㆍ달러 환율은 177원이나 떨어졌다. 그리고 10월 이후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유지되면서 한국 외환시장은 급속히 정상화됐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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