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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비 싸고 시설 좋은 보건소로 몰린다
입력2001-01-17 00:00:00
수정
2001.01.17 00:00:00
진료비 싸고 시설 좋은 보건소로 몰린다
불황이 깊어지는데다 의약분업 사태 이후 병ㆍ의원의 진료ㆍ처방료 등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보건소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특히 요즘 보건소들은 일반 병ㆍ의원 못지않은 의료장비와 의료진을 보유, 일반 국민들의 '대안 병원'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손색이 없다.
보건소의 진료ㆍ처방ㆍ검사료는 모두 500원. 3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 초진료 8,400원의 17%에 불과하다. 의료보호대상자와 65세 이상 노인은 이마저도 받지 않는다.
이 같이 싼값에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자 전국의 보건소에는 환자들이 최고 1.5~2배까지 늘었다.
서울 양천구 보건소의 경우 의약분업 이전 하루 250명 내외이던 환자들이 의약분업이 본격적으로 실시된 9월께부터는 약 270~300명까지 찾아 10%이상 환자가 늘었고 건강진단이나 보건교육 등을 받기 위해 보건소를 찾는 사람들은 배 이상 증가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의사 6명과 간호사24명 등 총 74명의 가용인원을 모두 동원해도 손이 모자라 공공근로 요원과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울산 중구 보건소도 하루 평균 70여명이던 환자들이 최근 120여명으로 늘었고, 남구 보건소는 평균 80여명에서 120여명으로 71%, 50%씩 급증했다.
이 때문에 환자들의 대기시간이 평균 30분에서 1시간 정도로 길어졌다. 진료시간도 오후 5시에서 오후 6~7시까지 연장하고 있으며 간부들까지 투입되고 있다.
인천 남구 보건소도 하루 진료인원이 100명 이하에서 130명으로 30%가 늘어 진료 대기시간이 평균 20~30분 정도 길어졌다.
환자가 폭증하자 정상진료에 차질을 빚는 곳도 적지않다. 대구 수성구 보건소의 경우 예년에 비해 50%이상 증가한 300여명의 환자들이 찾고 있으나 예산부족으로 결원된 의사 2명을 보충하지 못해 의사들이 식사도 거른 채 하루종일 진료를 해도 찾아오는 환자들을 감당하지 못할 형편이다.
환자 박모(55ㆍ울산 남구 신정동)씨는 "의약분업도 좋지만 의료비가 너무 올라 서민들은 병원에 가기가 겁이 날 정도"라며 "만성 기관지염에 일주일에 2번씩 병원을 찾아야 하지만 진료비 부담에 보건소에서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서 약을 사먹고 있다"고 말했다.
달라진 보건소의 의료환경과 서비스도 환자들의 발길을 끌고 있는 이유다. 특히 민선단체장이 들어선 이후 주민 의료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비만도측정기, 골밀도측정기, 저주파전기치료기, 초음파치료기 등 첨단 의료기기를 갖춘 보건소가 많이 등장했다.
각종 암검사와 골다공증검사, 심전도검사, 스트레스상담 등을 해주거나 부항 뜸 등 한방진료를 실시하는 보건소도 증가추세다. 이용자들의 불만이었던 의료진의 불친절도 크게 개선됐다.
울산 남구보건소는 치과장비와 성인병을 진단하는 각종 체성분석기 등을 갖췄으며, 인천 남구 보건소는 교통사고와 안전사고로 일시 장애를 입은 환자들을 위한 재활기구 나눔센터를 운영해 주민들로부터 호응이 뜨겁다.
모현희 서울 양천구보건소장은 "의료서비스가 개선되면서 보건소가 지역주민들의 친근한 의료기관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불황으로 병원비가 부담스러워 보건소를 찾는 사람들도 부쩍 느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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