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의 꽃 ‘프라이빗뱅커(PB)’가 선망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의 PB는 약 3,000여명선으로 5대 은행의 인력 6만여명에 비교하면 5%에 불과해 PB는 은행원 가운데 선발된 직종이다. 최근 들어 PB 인기가 상한가를 달리는 것은 자산관리 시장의 높은 성장성 때문. 국내 은행들의 PB사업은 ‘자문 수수료’가 금지된 까닭에 ‘성과급 제도’가 도입되지 않아 다른 직군과 차별성이 없는 게 흠이다. 하지만 앞으로 전산화와 업무 분리가 가속화되고 법 개정이 이뤄지면 ‘억대 은행원’이 양산될 수 있는 분야가 PB 부문이다. 시중은행들은 PB 네트워크 확충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통 PB센터는 5개 은행을 통틀어 38개에 불과하다. 이 곳에 근무하는 진짜(?) PB는 약 148명. 점포당 4명 정도의 전문가들이 근무하고 있다. 아직까지 이들 PB센터는 손익분기점(BEP)을 겨우 넘은 수준. 그래서 시중은행들은 기존 네트워크에 PB 비즈니스를 접목해 점포 내 PB 라운지를 설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851개 점포에 VIP 라운지를 만들어 VM(VIP 매니저) 870명을 배치해 영업하고, 신한은행은 PB센터 12개 이외에 648개 PB 라운지에서 701명의 PB를 배치했다. 우리은행은 PB 문턱을 대폭 낮췄다. 1곳의 PB센터에 11명의 전문가를 배치하고, 240개 점포에 302명의 PB를, 680개의 일반점포에는 3,000만원 이상 자산 고객을 위한 FSM(재무서비스매니저) 680명이 있다. 국내 PB시장을 처음 연 하나은행은 2곳의 PB센터에 10여명을 배치하고, 점포 내 PB센터인 골드클럽 14곳과 PB지점 127곳을 설치했다. 외환은행은 6개의 PB센터에 13명의 PB를 배치하는 한편 47개의 PB영업점을 통해 전국 영업망을 소화하고 있다. PB 선발 요건도 매우 까다롭다. 가장 먼저 엄격한 윤리의식과 도덕성을 본다. 거액 자산가의 비밀보호를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상의 상식과 업무지식을 갖추는 것도 기본. PB 가운데 상당수는 미국의 재무설계사(CFP)나 국내 재무설계사(FP) 자격을 갖고 있으며 세무사ㆍ회계사도 PB활동을 한다. 표현력과 고객관리 능력도 중요한 자질로 요구된다. 심재오 국민은행 PB사업부장은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고객들을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을 선발한다”고 말했다. PB의 직급은 대개 차ㆍ과장급. 영업력이 검증된 직원을 배치하다 보니 지점장 다음 직급의 부부장이나 차장급이 중심이 되고 일반 점포 내 PB는 주로 과장급으로 구성하는 게 일반적이다. 여성 비중이 높은 것도 특징적이다. PB센터의 여성인력 비중은 30%선. 중장년층이 주류를 이루는 PB 고객들이 여성 PB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한 PB는 “연령층이 높은 고객들이 세심하고 편안한 여성 PB를 찾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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