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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과잉부채 경기회복 발목
입력2002-01-28 00:00:00
수정
2002.01.28 00:00:00
英 이코노미스트, 기업.가계 빚많아 투자-소비증가 힘들듯'미 경제, 날아오르기에는 몸이 너무 무겁다.'
최근 미국의 경기회복이 머지 않았다는 낙관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과잉 부채 문제가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24일자)에서 미국 경제가 회복세로 접어들었다는 것은 '착각'이며 오히려 이중 침체의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비관론의 가장 큰 근거는 미국의 소비자와 기업이 안고 있는 과잉 부채 문제.
이코노미스트지는 지난해 미국의 기업들이 과감한 재고 감축을 단행, 올해 산업생산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높지만 기업과 소비자들의 부채가 너무 많아 소비와 기업 투자가 증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예로 지난해 말 '나 홀로 호황'을 구가했던 미국의 자동차 판매는 무이자 할부 판매에서 비롯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우려가 높다. 비단 자동차 뿐 아니라 그 동안 미 경제를 유지시켜온 소비지출의 대부분이 '빚'으로 만들어진 '사상누각'의 측면이 강해 그만큼 위험이 크다는 것.
실제로 미 국민들은 90년대 들어 경기 호조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에 기대 부채 비율을 과다하게 늘려 왔다.
최근 미국 기업들의 순익과 주가가 급감하고 IT 투자의 거품이 가라 않은 상황에서도 부채 비율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경기 침체로 인해 실업률이 증가, '채무'를 바탕으로 한 소비구조는 한계에 부딪힐 것이 자명하다.
이에 따라 머지 않아 채무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가계가 허리띠를 졸라맬 가능성이 크며 기업 역시 실질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는 무작정 생산을 늘릴 수 없다는 분석이다.
낮은 인플레이션율도 문제다. 지금까지 과다 채무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서 어느 정도 상쇄 효과를 가져왔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채무 상환의 부담도 커져 자연스럽게 채무 비율이 조정돼 왔던 것. 그러나 지난해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6% 증가에 그치는 등 디플레이션의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채무 증가추세에 제동을 걸 만한 수단이 딱히 없는 상황이다.
한편 미국의 경제 주간 비즈니스 위크지는 이 같은 이코노미스트지와는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 잡지는 지난해 4분기에 들어 가구와 전자제품 등의 소매판매가 10% 이상의 신장세를 보이는 등 소비지출의 회복조짐이 완연하다는 점을 들어 '더블 딥(이중 침체) 시나리오'에 맞서고 있다.
비즈니스 위크는 또 최근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가 연일 감소세를 보이는 등 실업률 문제가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주가가 하락한 대신 미국민의 3분의 2 이상이 소유하고 있는 주택의 가격이 올라 부동산 자산의 가격 상승이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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