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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론 日·대만에 뒤처질 것" 공감

■ 디스플레이 업계 상생위해 뭉쳤다<br>업체들 자존심 접고 협회 출범맞춰 협력틀 마련<br>중복투자 개선등 통해 시장 대응력 강화 기대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국가단위로 확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한 결과다.” 디스플레이 업계가 개인기 위주의 ‘단독 플레이’를 접고 서로간의 호흡을 같이 하는 ‘협력 플레이’를 펼치기로 한 것은 최근 일본 및 대만 등 주변국에서 진행되는 상황이 한가롭지 않다는 것을 공감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하나같이 세계적인 기술기반이나 시장장악력을 갖추고 있다”며 “이 때문에 그동안은 상대방을 인정하면서 손발을 맞춰야 하는 협업 플레이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각사가 자존심이 무척 강한만큼 서로간에 협업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선뜻 나서서 손을 내밀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란 의미다. ◇대승적 화합 통한 협력시대 개막= 마치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와 같은 까다로운 상황을 타개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디스플레이산업협회 출범. 해당 기업들이 반강제적으로 한자리에 모여야 한다는 점, 게다가 초대 회장자리를 놓고 자존심이 걸린 눈치보기를 펼쳐야 했다는 점에서 처음에는 ‘껄끄러운 분위기’가 컸지만 점차 ‘부드러운 분위기’가 형성돼 업체들이 대승적 차원에서 상호 협력의 해법을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협회 주변에선 “상징적 의미가 큰 초대회장직을 놓고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자존심을 건 경쟁을 벌였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막판에 LG필립스LCD측이 이상완 삼성전자 LCD총괄 사장의 초대회장 추대를 받아들이는 대신 포괄적인 협력안을 제시했고, 삼성 진영이 이를 전격 수용해 자칫 좌초될 뻔 했던 협회가 성공적으로 출범할 수 있게 됐다. ◇중복투자 줄여 효율성 제고= 이번 상호 협력체제 구축으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그동안 업계에선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상호협력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이해관계가 상충되면 한발자국도 다가가지 못한 채 이렇다 할 협력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이번 협력체제 구축과 협회 출범은 그동안 기업들 사이에 놓여있던 유무형의 장애들을 제거하는 첫 시도가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간 협력의 틀이 마련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며 “중소기업 중심인 장비 및 재료 업체들과도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상생이 가능해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협회 차원에서 진행키로 한 협력분야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대기업들이 협력사를 공동으로 활용키로 한 점이다. 그 동안 국내 대기업들이 기술보안, 납품관리 등을 이유로 중소 협력 업체들을 ‘줄 세우기’를 했던 기존 관행을 바꿀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들은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던 중복투자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게 됐으며, 협력 업체들은 보다 다양한 납품처를 확보할 수 있게 돼 대-중소기업간 본격적인 상생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장비ㆍ재료 공동평가단 운영은 국내 장비 및 재료업체들의 품질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지속적인 정보교류와 기술노하우 전수를 통해 급변하는 시장에 대한 대응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국내 대형 디스플레이 업계간 제품 상호구매는 대만, 일본 등 경쟁국가들의 도전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전망이다. 권영수 LG필립스LCD 사장은 최근 “과도한 경쟁 탓에 국내 기업들이 LCD패널을 대만 기업으로부터 구입해 고래 싸움에 새우를 살 찌우는 역효과가 있었다”며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세계 시장에서 국내 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상호간 패널교차 구매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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