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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남성정장, 왠지 좀 달라졌다

[토요 Watch] 기업 임원들 '동안 신드롬'<br>"아저씨 스타일 싫다"… 머리 심고 피부관리·성형까지


국내 기업의 한 50대 임원이 중구 명동의'아름다운 나라 피부과' 에서 노화 방지 및 탄력강화를 위한 레이저를 시술 받고 있다. /사진제공=아름다운 나라 명동점

시내에 위치한 한 피트니스클럽에서 40~50대 남성들이 슬림한 몸매 만들기를 위해 러닝 머신을 뛰고 있다. /한국일보 DB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PC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딱딱한 서류 가방 보다는 젊어 보이는 백팩을 시도하는 40~50대도 생겨나고 있다. /사진제공=LG패션


요즘 남성정장, 왠지 좀 달라졌다
[토요 Watch] 기업 임원들 '동안 신드롬'"아저씨 스타일 싫다"… 머리 심고 피부관리·성형까지

심희정기자 yvette@sed.co.kr
이수민기자 noenemy@sed.co.kr




















국내 기업의 한 50대 임원이 중구 명동의'아름다운 나라 피부과' 에서 노화 방지 및 탄력강화를 위한 레이저를 시술 받고 있다. /사진제공=아름다운 나라 명동점






시내에 위치한 한 피트니스클럽에서 40~50대 남성들이 슬림한 몸매 만들기를 위해 러닝 머신을 뛰고 있다. /한국일보 DB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PC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딱딱한 서류 가방 보다는 젊어 보이는 백팩을 시도하는 40~50대도 생겨나고 있다. /사진제공=LG패션










●검버섯·주름… 노화의 흔적을 지워라헬스로 뱃살 빼고 보톡스 시술에 여성 전유물 스파프로그램도 예사자기관리 투철하다는 이미지 심어●화장품·옷… 젊은 감성이 좋다향 짙은 로션 대신 아내 에센스 쓰고 넉넉한 품 '아빠 양복' 벗고 슬림하게가방도 태블릿PC 넣기 편한 백팩으로

국내 한 대기업 임원인 40대 후반 김 상무는 나이보다 들어 보이는 외모 때문에 고민이다. 그는 "자칫 부사장보다 더 나이가 많아 보인다는 말에 위기감이 느껴졌다"며 "동안 컨설팅을 받고 컨설팅 받은 대로 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고백했다.

김 상무는 골프가 없는 주말에 짬을 내 정기적으로 피부과에 다닌다. 처음에는 검버섯과 점을 빼는 데 주력했다. 그러다 피부과에서 피부관리까지 권해 이제는 시간 날 때마다 미백 관리도 받는다. 그는 "골프를 치면서 햇빛을 받으면 도로 피부 상태가 나빠질 수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기업의 박 상무는 찡그리면 나타나는 미간 주름이 신경 쓰여 몇 년 전 보톡스 시술을 받았다. 그는 "아무래도 나이가 들어 보이는 게 부담스럽던 터에 아내의 성화에 못이기는 척 따라가 몇 차례 시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기업 임원들끼리 모이는 자리에서도 피부 관리나 피부과 소개는 주요 화제 중 하나다. 젊어 보이는 것은 자기 관리에 투철하다는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으니 시간과 돈을 투자해 1년 더 임원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면 이들에게는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서울 명동의 피부과 '아름다운 나라'에 따르면 최근 1~2년 사이 40~50대 남성의 내원객 수가 30% 이상 늘었다. 몇 년 전만 해도 40~50대 남성이 피부과를 찾으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그루밍족(패션ㆍ뷰티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 열풍의 영향으로 피부과에서 중년 남성을 만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풍경이 됐다. 이곳 류지호 원장은 "요즘 50대는 예전의 50대와 다르게 검버섯이나 점 등 하나둘씩 생기는 노화의 흔적을 적극적으로 지우고 대처한다"며 "특정 시술뿐 아니라 피부 관리를 위해 주말마다 피부과를 찾는 기업 임원이 많다"고 전했다.

여성의 전유물로 인식됐던 스파 프로그램에도 중년 남성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서울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 '스파G'는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 더 입소문이 나 있는데 찾아오는 한국 남성 중 60% 이상이 50대로 추산된다. 특히 저녁시간대에는 고객의 30%가 50대 중년이고 불면증과 두피 관리 프로그램은 50대 중년 남성 전용 프로그램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이곳 관계자는 "제일 비싼 프로그램이 1회 50만원으로 비용이 만만찮지만 건강과 정력의 이미지가 있는 홍삼테라피의 특성에 힘입어 여성보다 남성의 관심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향이 짙은 애프터셰이브와 로션으로 특유의 '아저씨 향취'를 풍기던 중년 남성들은 기능성 화장품으로 눈을 돌려 집에서도 주름 관리에 적극적이다. 50대 초반의 한 남성 임원은 "얼마 전까지 아내가 쓰는 아이크림ㆍ에센스를 조금씩 같이 쓰다 본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남성 전용 기능성 화장품을 구입했다"고 귀띔했다.

동안을 꿈꾸는 중장년층을 겨냥해 남성 전문 스킨케어 브랜드인 랩 시리즈는 40~50대 중장년층 전용 제품을 내놓았다. 2010년 처음으로 선보인 맥스 엘에스(MAX LS) 라인은 세포재생 기술을 활용한 프리미엄 안티에이징 라인으로 눈가 주름을 잡아주는 '인스턴트 아이리프트' '오버나이트 리뉴얼 세럼' 등 여섯 가지 고기능성 제품으로 구성돼 있다. 랩시리즈 측은 지난해 11월 출시한 '맥스 엘에스 데일리 리뉴잉 클렌저'와 '맥스 엘에스 스킨 리차징 워터로션'은 초도 물량이 출시되자마자 매진되는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건강하게 장수하기 위한 남성 웰빙족이 대세였다면 이제는 여기에다 젊음을 추가한 베이비 페이스족에 대한 욕구가 높다. 이를 위해서는 겉에 바르는 화장품도 중요하지만 건강기능식품으로 속을 다스려야 '회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소셜쇼핑의 판매 동향에서도 40~50대의 건강 챙기기 열풍이 확인된다. 한 소셜쇼핑업체 관계자는 "소셜쇼핑의 경우 20~30대가 주도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서는 40~50대 이용이 늘고 있다"며 "이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카테고리는 식품, 특히 건강기능식품이 주류를 이룬다"고 말했다. 쿠팡ㆍ티몬ㆍ위메프 등 주요 소셜쇼핑업체의 식품 카테고리에는 20~30대의 관심사와는 거리가 먼 홍삼, 포도즙, 흑마늘진액, 노안용 비타민, 오메가3 등이 즐비해 구매력을 갖춘 40~50대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생존을 위한 동안'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머리ㆍ피부ㆍ몸매를 동안족에 가깝게 만들었다고 끝날 게 아니다. 여기에 '아저씨 스타일' 맵시를 그대로 가져가면 바로 NG.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년 남성들은 격식을 갖췄다는 느낌을 주는 수트나 재킷을 입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그래서 중년 정장은 실제 어깨보다 한 뼘은 더 넓은 사이즈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LG패션에 따르면 남성복 마에스트로는 슬림한 옷에 대한 중년층의 요구가 높아지는 니즈에 발 맞춰 제품 생산비중을 조절하고 있다. 마에스트로는 슬림 라인에 해당하는 7ㆍ8드롭 제품을 2007년 전체 재킷의 5% 정도만 생산했지만 6년 만인 올 봄ㆍ여름 시즌에는 해당 사이즈 제품이 전체의 40%까지 늘어났다. '드롭'은 가슴둘레에서 허리둘레를 뺀 치수를 뜻하는데 과거 남성복 표준으로 삼았던 6인치 드롭 사이즈는 넉넉한 품의 '아빠 양복'을 떠올리면 된다. 몸매를 가리기에 바빴던 중년 남성들이 자신에 몸에 맞춘 옷을 입기 시작하면서 눈에 띄게 생산 추세가 바뀌는 셈이다.

정장 바지 역시 최근에는 주름 없이 몸매가 드러나는 노턱(no-tuck) 팬츠가 인기인데 해당 제품의 생산량은 올해 2007년에 비해 50% 이상 증가했다.

정장이 슬림해지면서 몸과 옷 사이에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 보니 별도로 가방을 들고 다니는 남성도 늘고 있다. 특히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 PC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2011년부터 백팩과 클러치백을 든 남성이 자주 눈에 띈다. LG패션 액세서리 부문장 정승기 상무는 "과거 정장 뒷주머니에 넣던 지갑의 수요를 클러치백이나 백팩 등의 아이템이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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