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위기 국면에서 아시아 지역 국가 가운데서는 한국의 외환위기 가능성이 가장 낮다는 진단이 나와 주목된다. 권영선(사진) 노무라금융투자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된 ‘노무라 한국진출 30주년 기념 오찬회’에서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는 국제통화기구(IMF)에서 자금을 빌리는 대신 긴축정책을 펼쳐야 했지만 현재는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통화 스와프나 금리인하 등 정책적 대응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며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한국은 아시아에서 외환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가장 낮다”고 밝혔다. 노무라금융투자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3.5%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10월 내놓은 4.0%보다 소폭 낮아진 것이다. 다만 내년엔 경제성장률이 5.0%로 글로벌 평균 성장률(4.5%)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실질수출 증가율은 다소 내려가겠지만 물가가 올 하반기 이후 꾸준히 내려갈 것이란 점에서 내수시장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며 “특히 내년엔 대선과 맞물려 경기부양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성장률이 반등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증시는 당분간 변동성이 높은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성 노무라금융투자 한국 리서치헤드는 “연말까지 코스피지수 예상 최고치는 2,120선이지만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건설과 자동차업종이 내년 가장 선전할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자동차업종의 경우 위기 상황에서도 꾸준히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다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전기ㆍ전자업종에 대해선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원ㆍ엔 환율 흐름을 감안할 때 수출주에 유리한 환경인 것은 맞지만 PC, TV 등의 수요 악화가 예상보다 심해 올 하반기 실적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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