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금융 축소로 수출업체 '타격'

무역금융 축소로 수출업체 '타격'단기외채 관리강화 배격·문제점

정부의 단기외채 관리강화로 무역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재정경제부가 5일 발표한 「4월말 현재 총대외지불부담 현황」에 따르면 단기외채는 민간 무역신용의 증가로 3월말보다 28억달러가 늘어 총외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2.9%로 2.6% 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대외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외환보유고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54.6%로 경계 수준으로 분류하는 국제기준(60~100%)에 근접, 외채구조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달 중 금융기관이 무역신용 제공을 자제하도록 외환건전성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의 이같은 대책은 단기외채를 줄이고 경상수지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역업계의 수출입에 타격을 주고 제조업체의 설비투자를 위축시칼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단기외채 왜 늘었나=4월말 현재 우리나라 총외채는 3월말보다 28억달러가 감소한 1,404억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수입증가 등에 따른 무역관련 신용증가에도 불구하고 4월10일 금융기관이 단기외채의 중장기 전환분(67억6,000만달러)을 대규모로 상환한데 따른 것이다. 총대외채권도 1,560억달러로 3월말에 비해 13억달러가 줄었다.

이에 따라 총대외채권에서 총외채를 뺀 순채권은 156억달러로 전달보다 16억달러가 늘어 지난해 9월 이후 순채권기조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총외채를 장단기로 구분해 볼 때 장기외채는 국내 금융기관 단기외채의 중장기 전환분 상환 등에 따라 56억달러가 감소한 반면 단기외채는 민간부문의 단기 무역신용이 16억달러, 외국은행 지점의 차입이 9억달러 증가하면서 총28억달러가 불어났다. 단기외채 비율도 전달 30.3%보다 2.6% 포인트 높아진 32.9%를 기록했다.

특히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외환보유고 대비 단기외채 비율이 전달 51.9%보다 2.7% 증가한 54.6%를 나타냈다. 외환보유고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국제적으로 60% 미만일 때 안정, 60~100%일 때 경계, 100% 초과일 때 위험으로 분류, 우리나라가 경계수준에 근접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대책은 어떤 것인가=정부는 이달중 단기외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금융감독 당국과 협의해 금융기관에 대한 외환건전성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외환건전성 감독은 그동안 금융기관이 3개월 이하 단기 외화자산을 부채로 나눈 비율인 외화유동성 비율을 70% 이상 유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단기외채 비중이 높아지면서 정부는 이 비율을 80% 이상으로 상향조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지급보증으로 제공됐으나 부채로 잡히지 않은 3개월 이하 수입 신용의 20%를 부채로 편입토록 할 계획이다.

정부의 이같은 대책은 단기적으로 수입을 억제, 단기외채를 줄이고 경상수지를 개선하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원자재 수입을 줄이고 설비투자를 위축시켜 장기적으로 물가인상과 경기침체를 불러올 우려가 있다.

재경부 이명규(李明奎) 외환제도과장은 『금융기관의 외화유동성 비율은 현재 90~100% 수준으로 80% 이상으로 상향조정해 감독하더라도 금융기관이 무역신용을 꺼리는 사태로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업체 미치는 영향은=정부가 외환건전성을 강화하면 금융기관은 당장 무역금융을 꺼리게 된다. 무역금융은 금융기관이 수출입업체에 제공하는 지급보증, 대출(환어음매입방식)등을 말한다.

정부가 금융기관의 외화유동성 비율 감독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3개월 이하 무역금융의 20%를 새로 부채로 편입토록 하면 금융기관은 가능한한 외화 자산을 여유있게 운용하려 하기 때문에 무역금융이 줄어들게 된다.

특히 외화유동성 비율을 높이고 그동안 부채로 잡지 않았던 수입신용의 20% 를 부채로 편입하면 금융기관은 수입업자에 대한 지급보증을 줄이게 된다.

현재 자산으로 분류되는 수출신용의 경우도 외화유동성 비율을 높이면 금융기관이 3개월 이하의 환어음만 할인해주기 때문에 수출업체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명규 과장은 『수출입환어음은 현재 3개월 이하가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어 3개월 이상의 비중이 미미한데다 3개월 이상 환어음의 수출신용은 수출입은행에서 재할인해주기 때문에 수출업체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구동본기자 [e-mail]

구동본기자[e-mail]

입력시간 2000/06/0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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