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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경영복귀 6개월…

리더십 건재 과시… 삼성 '더 큰 도전' 이끌어<br>미래 먹을거리 5대 신수종 사업에 '통 큰' 투자 결정<br>직원들간 치열한 경쟁 유도·대외활동에도 적극 나서<br>경기둔화 먹구름 뚫고 미래 신사업 안착시킬지 관심

지난 5월17일 경기도 화성에서 열린 삼성전자 반도체 16라인 기공식에서 이건희(왼쪽) 회장이 환영 나온 직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이 회장은 경영복귀 이후 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불어넣고 그룹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삼성의 '더 큰 도전'을 이끌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이 사라질 것이다. 앞만 보고 가자." 지난 3월24일 이 같은 '위기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복귀한 이건희 삼성 회장이 오는 24일로 복귀 6개월을 맞는다. 2년 만의 경영복귀라는 일부 우려의 시각이 있었지만 6개월이 흐른 지금 그는 '이건희 리더십'의 건재를 대내외에 과시하며 삼성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우선 지난 6개월의 삼성의 변화에 대한 내외부의 시각은 긍정적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18만명의 거대 조직인 삼성이 이 회장의 복귀와 함께 '움직이는 삼성'으로 말을 갈아 탔다"며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도 "이 회장의 복귀 이후 삼성이 무서울 정도로 변하고 있다"면서 "이런 모습이 이 회장의 리더십이자 삼성의 힘"이라고 평가했다. 6개월여가 흐른 지금 삼성의 가장 큰 변화는 '더 큰 도전'이다. 반도체 등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미래 먹을거리인 5대 신수종 사업이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같은 도전에는 이 회장의 '통 큰' 투자 결정이 뒷받침됐다. 전자만 놓고 보면 올해 26조원을 투자하는 것 외에도 내년에는 30조원가량을 시설 및 연구개발에 쏟는다. 기존 사업에서는 반도체와 LCD는 물론 OLED에 대한 추가 투자가 시작됐다. 신사업도 예외는 아니다. 태양전지는 상업생산을 위한 시설 확충에 나섰고 의료기기도 첫발을 내디뎠으며 바이오시밀러도 곧 대규모 투자계획을 확정 지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는 "주인이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퍼포먼스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일본 기업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전문경영인이 하지 못하는 큰 결정을 회장님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 역시 "이 회장 복귀 이후 6개월 동안 '삼성이 국내 대표 기업이다' 는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고 말했다. 변화는 겉모습뿐만이 아니다. 내부적으로도 삼성은 달라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이 회장의 경영론 중 하나인 '메기론'이 삼성 내부에서 새삼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메기론은 '미꾸라지를 키울 때 메기가 있어야 긴장해서 살이 더 오른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직원들 간의 치열한 경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회사 관계자는 "항상 위기의식 속에서 살아왔지만 이 회장 복귀 이후 직원들 간에 긴장감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의 일환으로 삼성그룹은 이 회장 복귀 이후 한동안 뜸했던 경영진단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의 변화를 이끄는 것 외에도 복귀 이후 전경련 회장단을 영빈관으로 초청하는 등 왕성한 대외활동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개최한 재계 총수 간 상생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오는 11월에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맞춰 열리는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에 국내 기업인 대표로 참석하는 등 삼성의 총수로 대외 행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복귀 후 6개월 동안 그는 안팎으로 '이건희 리더십'의 건재함을 확고히 굳혔다. 그렇다고 그가 풀어야 될 숙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당장 경기둔화에 따른 삼성의 경영방향 설정이 코앞에 다가왔다. 그는 최근 "내년에 삼성전자도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건희 리더십으로 짙게 드리워지고 있는 경기둔화의 먹구름을 어떻게 돌파해 나가느냐가 관건이다. 발을 띤 신사업을 어떻게 안착시키느냐도 이 회장이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내부에서 신사업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있을 삼성그룹의 정기인사를 통해 전략기획실 부활 등 민감한 조직 현안을 어떻게 처리할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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