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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권하는 사회

공식 대출모집인만 2만5,000명… 대출금액 8개월새 12조 급증<br>신용 파악않고 과다대출<br>금감원, 현황 파악 착수



대학 4학년때… 딸이 털어 놓은 충격 고백
빚 권하는 사회공식 대출모집인만 2만5,000명… 대출금액 8개월새 12조 급증신용 파악않고 과다대출금감원, 현황 파악 착수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
























재산신고를 위해 가족의 재산ㆍ채무를 확인하던 고위공직자 A씨는 의대를 졸업하고 인턴 과정을 밟는 딸이 2,000만원의 빚을 진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는 "딸을 불러 자초지정을 물어보니 대학 4학년 때 만든 신용카드가 원인이었다"면서 "의사 과정을 밟기 때문에 소득이 없는데도 무려 2,000만원의 마이너스대출을 손쉽게 받았다고 털어놓더라"고 말했다. '빚 권하는 대한민국 금융 시스템'의 일단이다.

가계부채의 위험신호가 갈수록 짙어짐에도 부채규모는 좀처럼 줄고 있지 않다. 지난 2007년 630조원이던 가계부채는 지난해 말 911조원으로 늘었다. 특히 비은행권의 대출 가운데 신용대출 등이 중심인 기타대출은 올 1ㆍ4분기까지 11조2,000억원이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은행의 기타대출이 1조8,000억원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금융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대출모집인 등 금융모집인을 활용한 금융회사의 무분별한 확장전략이 기타대출의 빠른 증가로 이어졌다"며 "금융모집인, 즉 빚을 빌려주는 사람이 늘고 있는 현상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경제신문이 금융감독원과 일선 금융업계의 대출모집인 현황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대출모집만 전문으로 하는 사람과 카드 등 여타 모집인을 합한 총 대출모집인은 2009년 말 42만2,000여명에서 지난해 9월에는 45만5,000여명으로 증가했다. 상당수는 보험모집인(35만5,000여명)이 차지하지만 빚과 직접 관련되는 모집인도 9만여명에 이른다.

특히 대출만 전문적으로 알선해주는 대출모집인은 지난해 8월 말 현재 2만5,000여명에 달하는데 이들을 통한 대출은 52조8,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8개월 새 32%나 급증했다. 점포망이 취약한 저축은행, 할부금융, 보험사 등은 가계대출의 50% 이상을 모집인에게 의존한다.



문제는 대출모집인을 통한 대출은 이율에 수수료가 포함돼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고 신용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과도하게 대출, 다중채무자를 양산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출모집인 수수료는 은행ㆍ보험사의 경우 각각 0.5%, 0.4%대에 불과하지만 저축은행이나 할부금융은 6~8%선에 이르러 높은 금리의 주원인이 된다.

더욱이 7등급 이하 등 저신용자나 다중채무자가 대출모집인의 공략대상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7등급 이하의 저신용자는 660만명에 달하는데 이들은 은행 이용이 쉽지 않아 대체로 대출모집인을 통해 대출을 알선 받는 사례가 많다"며 "은행에 빚을 지고 있는 채무자가 대출모집인을 통해 2금융까지 이용하면서 다중채무자로 전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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