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웅진코웨이, 외국계 품에 안기나
[중견기업 새 활로 찾는다] 자금여력 있는 대기업 기업때리기 분위기 탓에 인수·계열사 확장 부담주간사 외국계IB 선정 추진… 글로벌 M&A 염두에 둔듯
황정원기자 garden@sed.co.kr
국내 최대의 방판조직을 보유하고 정수기 등 생활가전 수위기업인 웅진코웨이의 새 주인이 누가 될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전자 등 후보로 거론되는 국내 기업들이 손사래를 치고 있고 대기업들의 계열사 확장에 대한 배타적인 분위기가 강한 상황이어서 외국계 기업의 손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웅진그룹 역시 매각 주간사로 외국계 투자은행(IB)을 선정할 계획이어서 애초부터 글로벌 인수합병(M&A)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매각대상 지분은 웅진홀딩스 28.11%를 포함해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모두 31.66%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반영했을 때 시장에서는 매각금액이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정도의 액수라면 중견기업으로는 어림없고 자금여력이 있는 대기업 또는 그룹이어야 고려해볼 수 있다.
웅진코웨이는 현재 국내 정수기시장 56%, 공기청정기시장 45%, 비데시장 47%, 연수기시장 62% 등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웅진코웨이를 인수하면 환경가전 시장지배력을 곧장 등에 업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국내 최대의 방문판매 조직을 활용한 시너지 효과도 볼 수 있다.
관련 업계와 증권시장에서는 국내 기업 인수후보군으로 LG전자ㆍCJㆍ롯데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관련 기업들은 모두 인수전 참여를 공식 부인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1조원가량의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정수기사업을 벌이고 있는 LG전자는 "시너지 효과가 없고 기술 차별화도 없다"며 공식 부인하고 나섰다. 전자업계에서는 간신히 휴대폰사업이 기사회생 중인 LG전자가 TVㆍLCDㆍ가전 등 본업 챙기기에도 바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여야를 막론하고 일어나고 있는 대기업 때리기 풍토로 그룹사들이 선뜻 나서기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특히 정수기 분야는 웅진코웨이 때문에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 반려되기는 했지만 청호나이스ㆍ쿠쿠홈시스 등 중소ㆍ중견업체들이 주로 활동하는 영역이다.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 일감 몰아주기 제재 등 재벌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에 제동을 거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대기업들은 계열사 확장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방문판매 조직을 갖춘 암웨이 등 다국적업체 혹은 해외 사모펀드(PEF)가 웅진코웨이 인수에 눈독을 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웅진그룹도 애당초 이를 염두에 둔 듯 매각 주간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JP모건ㆍ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IB에만 발송했다. 실제로 웅진홀딩스의 한 관계자는 "1조원 이상의 매각작업이고 방문판매 사업에 외국계 기업이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어 글로벌 M&A까지 염두에 뒀다"고 설명했다.
한편 웅진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를 오는 3월 말까지 선정하고 상반기 안에 매각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방판 인력과 가입자 기반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매수자가 나타난다면 가장 바람직하다"면서 "공개매각을 추진하는 지금 관건은 인수주체와 적정 기업가치"라고 말했다.
눈길 사로잡는 자동차들이 한자리에… 클릭!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