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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식 부회장에 이어 LG그룹의 새로운 조타수 역할을 맡게 된 조준호(53ㆍ사진) ㈜LG 사장은 LG그룹 내에서 최연소 최고경영자(CEO)이지만 준비된 경영자로 평가 받는 인물이다. 오너 일가와 혈연 관계도 없이 샐러리맨으로 출발한 그는 10여년 이상을 지주회사인 LG에 근무하면서 강 부회장과 함께 LG의 지주회사 개편 등에 참여하며 일찌감치 차세대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휘문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조 사장은 LG그룹 내에서 늘 화제의 중심에 섰다. 구본무 회장의 눈에 띈 그는 2002년 44세의 나이로 지주회사 부사장에 오르면서 재계의 주목을 끌었다. 그 뒤 2009년 인사에서는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최연소 사장 승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조 사장의 초고속 승진 이면에는 그 어느 누구보다 구 회장의 의중을 잘 파악하고 경영전반에 반영하는 노력의 결과 때문이다. 이로 인해 그는 LG그룹 내에서 구 회장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꼽힌다.
특히 그는 LG전자 정보통신사업부에 근무할 때 LG 휴대폰을 일약 세계적인 제품으로 올려놓으며 능력을 인정 받았다. 특히 휴대폰 사업본부의 북미 법인장으로 근무할 때는 미국 통신사업자들을 설득하며 새로운 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판매실적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리는 등 적잖은 공을 세우기도 했다.
특히 그는 최근 LG그룹의 미래 신성장 엔진 발굴과 이에 따른 조직개편 밑그림을 그리며 미래 LG의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1년 ㈜LG 주주총회 때에는 조 사장이 구 회장을 대신해 인사말을 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깔끔한 일 처리, 뛰어난 업무능력, 그리고 산업 전반에 걸친 폭넓은 지식이 조 사장의 장점"이라며 "조 사장은 오래 전부터 강 부회장 이후 LG를 이끌 수업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1986년 LG전자에 입사해 LG전자 정보통신 전략담당 부사장과 LG전자 정보통신 사업본부 북미 사업부장을 지냈다. 체질적으로 술은 잘 못한다. 하지만 '귄위'에 얽매이지 않아 부하 직원들로부터 인기가 많고 일방적 지시보다는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의사소통을 중시하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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