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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박물관 콘텐츠는 규모와 관계없다"

[인터뷰] 배기동 한국박물관협회장

배기동 한국박물관협회장

지난달 초 새로 선출된 배기동 한국박물관협회 신임 회장(한양대 교수ㆍ한양대 박물관장)은 “박물관은 사이즈와 관계가 없다”며 “고유한 영역에서 추구하는 주제의 심도는 작은 박물관이 더 낫다”고 말한다. 한국대학박물관협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같은 대형 박물관까지 회원관으로 가입된 협회의 수장이 “작은 박물관을 가보라”고 권하는 것은 의외다. 배 회장은 “박물관은 작으니까 별볼일 없다는 식으로 볼 게 아니라 컬렉션의 방향성과 지식의 깊이를 먼저 눈여겨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회장은 박물관이 가진 사회적 의미에 대해 “인쇄매체로부터 배울 수 있는 지식과는 차원이 다른 지식을 축적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박물관에서 문화 유산의 실물을 보고 거기에 곁들여진 설명을 봤을 때 비로소 탄탄한 지식을 얻을 수 있고 체험식 교육을 통해 창의성이 발전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지식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욕구가 그다지 크지 않은 게 현실이다. 배 회장은 “성인도 지식을 구하러 박물관에 가라고 하면 안 간다”면서 “앞으로의 박물관은 지식을 기반으로 하되 오락과 유희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센터가 돼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음악 미술 연극 등 즐거움을 주는 이벤트가 함께 열리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 회장은 “우리 문화를 보이고, 알리고, 교육하기 위해서는 박물관을 키워야 하고 여기에는 국ㆍ공립과 사립의 구분을 짓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사립박물관도 어느 정도 공적 영역에 들어온 것으로 봐야 하며, 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게 배 회장의 의견이다. 배 회장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 사립박물관이 관람료 수입으로 운영비를 건질 수 없는 열악한 구조다. 한마디로 “사립 박물관은 관장과 그 가족이 몸으로 때우는 곳”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굳이 운영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유물을 컬렉션하는 사람들의 정열을 몰라서 하는 얘기”라며 “사립 박물관장들은 일종의 편집증으로 봐도 될 만큼 유물에 대한 애착이 있다”고 설명했다. 배 회장은 임기 중 협회를 이끌어 나갈 목표 중 하나로 ‘존경 받는 박물관인’을 꼽았다. 배가 좀 고파도 꿋꿋하게 해보자는 의미다. 그렇지만 사립박물관을 다른 비즈니스와 같은 시각으로 보는 데는 반대한다. 국가나 지자체의 지원을 최대한 이끌어 내되, 내실 있는 전시와 교육으로 이에 응답하겠다는 생각이다. 이와 함께 배 회장은 작은 박물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이를 사업화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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