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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위기 해결 협력 가시화
입력1998-09-15 18:30:00
수정
2002.10.22 07:38:22
09/15(화) 18:30
【뉴욕= 김인영 특파원】 세계경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선진국들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14일 뉴욕에서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런던에서는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선진국들의 금리 동시인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선진국 지도자들의 목소리에서는 이머징 마켓의 전면적인 붕괴를 막기 위해 채권국들이 나서야 한다는 긴박감이 풍겨나오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지금의 국제금융 위기는 지난 반세기에 걸쳐 나타난 위기중 가장 큰 도전』이라며 국제 금융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각국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가 참여하는 국제 회의를 30일 이내에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클린턴은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과 앨런 그린스펀 연준리(FRB) 의장에게 회담 준비를 요청했으며, G7 국가는 물론 이머징 마켓 대표자도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 금융계 소식통들은 G7과 한국 등 이머징 마켓 15개국이 참석하는 기존의 22개국(G 22) 회의가 소집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또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세계경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G7 긴급 정상회담을 제의했다. 블레어 총리는 오는 21일 뉴욕에서 클린턴과 정상회담을 갖는 자리에서 이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며, 클린턴은 이미 이에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소식통들은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 G8 정상회담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선진국들이 무엇을 논의하느냐 하는 점이다. 관측통들은 선진국의 금리인하 공조 국제통화기금(IMF) 재원 확충 선진국 채권은행과 채무국간의 채무전환 협상 등을 꼽고 있다.
선진국들의 금리 동시인하는 많은 경제학자들이 공감하는 방안이다. 일본은 이미 오버나이트 금리를 0.5%에서 0.25%로 인하했고, 미국의 그린스펀 의장도 금리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클린턴은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했으나, 『선진국들이 세계경제 성장을 위해 할 일을 해야 한다』고 촉구, 금리인하가 바람직한 조치임을 간접 시사했다.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의 잭 스미스 회장은 세계 경제 안정을 위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할 것을 주장했다.
IMF 기금확충은 런던 G7 회의에서 강력하게 촉구된 사안이다. IMF는 현재 보유 재원이 50~90억 달러 밖에 없어 중남미에 신규 제공키로 한 150억 달러를 차입해서 충당해야 할 형편이다. 런던 회의에서는 일반차입협정(GAB)를 통해 IMF 재원을 차입하고, 이것도 모자라면 신차입협정(NAB)를 통해 조달한다는 차선책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클린턴은 이날도 180억 달러의 IMF 지원법안 통과를 호소했으나, 공화당 강경파인 딕 아미 하원의원은 『클린턴이 섹스스캔들로 인한 정치적 곤경을 만회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반박했다.
채권국 은행과 채무국간 채무변제 협상은 선진국 은행과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80년대에 중남미 국가의 외채가 브래디 본드로 전환됐고, 올들어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단기외채가 만기 연장된 전례가 있다. 세계적으로 돈이 돌지않는 신용경색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선진국의 금리인하와 IMF 자금지원만으로는 세계경제 안정이 달성될 수 없다. 클린턴이 소집하는 「국제 금융시스템 강화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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