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날 주총이 끝난 후 서둘러 빠져나갔지만 현지 취재진이 몰려들자 입을 열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친족 간의 갈등으로 소비자, 협력사 직원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도 "신념을 관철시켜 앞으로도 직원, 회사와 함께 가고 싶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원톱체제' 저지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현재로서는 그가 가진 카드가 많지 않아 보이지만 극적인 반전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반격 수단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어떻게든 롯데홀딩스 주주들을 다시 설득해 별도의 주총을 개최하는 방법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과반 주주의 지지를 확보하면 롯데홀딩스 이사회에 주총 개최를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안건은 이사진 교체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7일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 측이 반수 이상의 찬성표를 얻은 상황에서 주주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소송전이 벌어질 경우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L투자회사 대표이사 선임 무효소송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역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법조계에서도 소송을 통해 신동빈 회장의 대표이사 취임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이사회 승인 등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일본 롯데를 장악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신동주 전 부회장이 재차 신격호 총괄회장과 함께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달 초 신격호 총괄회장의 육성 녹음과 영상 등을 차례로 공개하며 아버지가 자신을 지지하고 있음을 알렸다. 하지만 먼저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의구심을 완전히 해소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똑같은 방법을 다시 사용한다 해도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어머니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 누이인 신영자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 등과 힘을 합칠 수도 있다. 특히 하쓰코 여사는 롯데홀딩스 지분 약 30%를 갖고 있는 광윤사의 주주이기도 하다. 하쓰코 여사와 신영자 이사장 모두 어느 한편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유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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