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2014년 가장 강력한 소비 모멘텀을 갖고 있다."
연초 후 국내 경기민감주의 부진 속에 경기 회복 및 실적 개선 기대감을 등에 업은 유통·소비주가 부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소비주가 10년 만에 투자 호기에 진입했다"는 외국계 증권사의 호평까지 나와 소비주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필수소비재지수는 전날보다 12.42포인트(0.93%) 오른 1,349.25포인트로 마감했다. KRX소비자유통지수도 2.75포인트(0.27%) 올랐다.
최근 주요 소비주는 글로벌 경기 회복 및 정부의 내수 부양 정책에 따른 실적 개선 전망에 힘입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유통업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1.63% 늘어난 5조9,7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섹터에 속하는 섬유·의복(33.20%)과 음식료품(21.01%)도 20% 넘게 영업이익이 늘어나며 전기전자(7.86%), 운수장비(9.71%), 기계(17.73%), 철강금속(19.64%) 등 주요 경기민감주보다 높은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올해가 소비주에 대한 비중을 확대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하고 있다. 새 정부 2년차를 맞아 내수 부양정책이 기대되는데다 원화 강세, 소비경기 개선 사이클 등 전반 여건이 우호적이라는 것이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심리도 최근 개선되고 있는데다 가계소득 증가에 따른 소비경기 개선이 기대된다"며 "전반적인 소비환경 개선 속에 수요가 집중되는 기업 또는 산업에 집중할 것"을 조언했다.
실적 및 소비 경기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목표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연초 후 이달 14일까지 이뤄진 목표주가 상향 보고서 94건 중 35건이 호텔신라(10건), 현대홈쇼핑(4건), CJ오쇼핑(3건), 베이직하우스(3건), GS홈쇼핑(2건), 아모레퍼시픽(1건), 이마트(1건) 등 유통·음식료·의류 등 소비주였다.
올해는 한국 소비주의 몸값이 뛰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외국계 증권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이날 '한국에서 10년에 한번 일어날 일'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이 일본 제외 아시아(NJA)에서 소비 증가율이 가장 큰 국가가 될 것"이라며 "한국 소비섹터의 판매, 밸류에이션, 주가에 있어 올해가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대비 1.80%포인트 뛴다.
반면 NJA 전체 소비 증가율은 0.57%포인트에 그친다.
보고서는 "한국의 소비 증가율 상승폭은 10년 전인 지난 2005년 아시아 최고를 기록한 후 약세를 보여왔다"며 "그러나 올해는 실업률·가계부채·저축률 등 소비 관련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어 소비주의 어닝서프라이즈 기대감도 커지고 이에 따른 주가 상승도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CS가 최선호 종목으로 제시한 호텔신라는 2009~2013년 5년 평균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11%였으나 2013년부터 2015년까지의 3년치 평균 증가율은 132%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역시 최선호주에 포함된 이마트도 1%에서 17%로, 아모레퍼시픽은 4%에서 19%로, 현대백화점과 LG생활건강은 각각 6%에서 13%, -3%에서 14%로 EPS 증가율이 늘어나 과거 5년 대비 눈에 띄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CS는 "최근 3년(2011~2013년)간 소비주가 강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아시아 경쟁사 대비 저평가돼 있는 만큼 올해는 한국 소비주의 새 시대가 될 것이고 이 같은 흐름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