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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 장단기금리 역전 美 경기하락 '전주곡'인가
입력2000-02-07 00:00:00
수정
2000.02.07 00:00:00
이형주 기자
일부 우려속 "기술적 요인" 낙관론 우세미 채권시장의 장단기 수익률 구조가 역전되면서 미 금융시장의 혼란상황이 가중되고 있다.
일부 대형 국채전문딜러들이 장기채 금리 예측을 잘못해 큰 손실을 입었다는 소문과 함께 지난 98년 롱텀캐피털(LTCM)의 파산 위기때와 같은 신용경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투자자들은 장단기 채권금리가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30년만기 장기 재무부채권 금리는 지난 주초 6.48%에서 주말에 6.27%로 오히려 하락했고 10년만기 채권 금리는 주초 6.68%에서 주말 6.55%를 기록한 반면 단기금리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2년짜리 재무성 채권 금리는 주말 6.61%를 기록, 장단금리 역전 현상이 오히려 심화됐다.
이처럼 단기 채권금리가 장기채권금리 보다 높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며 전통적으로 경기하락 국면의 전조단계로 여겨지고 있다. 주로 단기자금을 빌려 장기대출을 하는 금융기관들이 이러한 상황에서 대출을 할 인센티브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신용경색이 일어나면 기업들은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경제는 하락국면으로 기울게 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지난주 채권시장의 금리역전 현상이 경기하락을 예고하는 것으로 여기지는 않고 있다. 실제로 미 경제지표들이 여전히 경기확장국면을 나타내고 있고 FRB가 금리를 인상한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대부분의 시장관계자들은 지난주 채권시장의 혼란이 경제의 펀드멘털과 관계없는 기술적인 요인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 재무부가 앞으로 장기채권 발행을 줄이고 기존의 채권도 상환하겠다는 계획이 장기채권 금리가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지난달 2조6,000억달러 규모의 정부 부채를 오는 2013년까지 완전 해소할 계획이라며 연내 300억달러에 달하는 재무부채권을 되사들여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투자자들이 장기채권의 사전 확보에 나서면서 장기채 금리가 하락(가격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금리역전현상에 대한 이같은 기술적 낙관론에 반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 미국의 30개 국채전문딜러들은 FRB의 금리인상으로 장기채권 금리가 상승(가격 하락)할 것으로 예상, 지난 5일까지 670억달러의 장기채권을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채권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대형은행 및 헷지펀드 등 이들 국채전문딜러들이 엄청난 손실을 입어 뉴욕연방준비은행이 이들의 구제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 회의를 개최했다는 소문마저 나돌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피셔 인베스트먼트사의 리서치담당 임원인 앤드루 S 튜펠은 『현 채권시장 상황이 경기하락을 점치기는 시기상조지만 미 재무부의 재정재건계획이 채권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몰고 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이 이미 투자자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이같은 위험을 무시할 경우 불행한 일이 닥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장기채권 금리의 하락이 재무부의 장기채 공급감소 때문이라 하더라도 투자자들은 이러한 금리역전현상이 조만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시장관계자들의 주장이다. 또 이자율상품 전략가들은 채권시장이 지금과 같은 구조적인 변화를 겪을 때 투자자들이 이에 적응하는데 수개월이 걸리며 적응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형주기자LHJ30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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