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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날씨 예측자료 팝니다”/민간기상예보사업 본격화
입력1997-08-22 00:00:00
수정
1997.08.22 00:00:00
김상연 기자
◎한국정보·웨더뉴스·진양공업·타이로스 4개사/100여개 업체와 계약 매출확대·재해예방 한몫지난 6월 잠실 야구경기장.
3회를 마친 A팀과 B팀 선수들은 굵어진 빗방울을 피하며 모두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크게 앞서던 A팀 감독은 경기를 계속하자고 주장했으나 연패의 늪에 빠져있던 B팀 감독은 시합연기를 주장했다.
경기는 결국 B팀의 주장대로 연기됐고 30분뒤에 거짓말같이 맑아진 하늘을 보며 A팀 감독은 땅을 쳤다.
그러나 이같은 하늘의 장난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해당 지역의 정확한 날씨를 예보해주는 「민간기상예보사업」이 최근 국내서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국기상정보, 웨더뉴스, 진양공업, 타이로스정보 등 4개사가 최근 기상청의 허가를 받아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면서 국내서도 「날씨를 파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기상예보사업은 민간업체들이 기상청의 위성자료와 기상대 자료 등 각종 관측자료를 가공한뒤 이를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것. 기상예보업체들은 벌써 1백여개에 달하는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기상정보를 팔고 있다. 앞으로 거래업체의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달 이용료는 30만원선.
예보업체들의 판매범위는 계절상품을 파는 제조업이나 유통업부터 언론매체, 레저산업, 건설업 등 날씨와 관계가 있는 분야가 모두 해당된다.
특히 빙과류, 에어컨 등 가전제품, 의류산업 등 날씨에 따라 매출액이 민감하게 변하는 업체들은 예보업체들의 주요고객이다. 계절상품을 다루는 업체들은 미리 일년 날씨를 예측해 생산량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날씨 예보는 한해 농사를 좌우할 정도다.
이종국 기상청 산업기상과장은 『LG전자가 얼마전 일본 기상청으로부터 1억원을 주고 한국의 올해 여름 날씨정보를 샀다』며 『국내 예보기업들은 이보다 10분의1의 비용으로 더 정확한 정보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상청의 다른 관계자도 『기상청의 기상 예보 정확도는 85%수준』이라며 『돈을 주고 얻는 정보인만큼 민간예보업체들이 신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정확한 자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예보업체들의 강점은 무엇보다 좁은 지역의 날씨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상청이 넓은 지역의 날씨를 다루는데 비해 민간업체들은 산, 항구, 야구경기장 등 특정 지역의 정확한 기상변화를 예보할 수 있다.
예보업체의 한 관계자는 『스키장에서 2천만원을 들여 눈을 다져놓으면 바로 눈이 내리는 경우가 흔하다』며 『스키장 주변의 눈내리는 시간을 알면 바로 2천만원을 아낄 수 있는 셈』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기상예보사업이 성공하려면 「기상예보의 정확도」를 높이는 일과 함께 「날씨를 상품으로 만드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김영균 웨더뉴스 영업과장은 『우리나라 국민들은 아직 기상정보는 공짜로 얻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배추에서 맛있는 김치를 만들듯 돈을 주고 살만한 기상정보를 만들어내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상예보사업이 가장 발달한 곳은 가까운 일본이다. 일본에서는 37개 예보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시장규모만 2백70억엔에 달한다. 예보회사만 3백50여개를 넘는 미국과 유럽 각국에서도 기상예보사업이 활발하다.
김동완 한국기상정보이사는(전 MBC통보관)는 『국민소득 2만달러가 넘으면 기상예보사업이 활발해진다』며 『아직까지는 국내 시장규모를 예측할 수 없지만 내년 중반을 넘어서면 우리나라의 기상예보사업을 「예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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