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산하 금융공기업들의 연봉이 삼성전자의 평균 연봉보다 1,700만여원이 많았다. 특히 한국거래소의 경우 평균 연봉이 1억1,400만원에 달했다. 그렇다 보니 금융공기업은 평균 근속연수도 17년 이상으로 삼성전자(9년)의 2배다. '역시 신의 직장'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6일 공공기관 통합경영정보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금융위 산하 9개 금융공기업의 평균 연봉은 8,7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평균 연봉(7,000만원)과 비교해 24%가량 높다. 조사 대상인 9개 금융공기업은 기술신용보증기금ㆍ신용보증기금ㆍ예금보험공사ㆍ코스콤ㆍ한국거래소ㆍ한국예탁결제원ㆍ한국자산관리공사ㆍ한국정책금융공사ㆍ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이다.
이들 금융공기업의 연봉은 기본급과 고정수당, 실적수당, 급여성 복리후생비, 경영평가 성과급, 기타 상여금 등으로 구성된다. 반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전자 직원의 연봉은 관할 세무서에 제출하는 근로소득지급명세서의 근로소득 기준이어서 실제 격차는 이보다 더 커질 수도 있다.
금융공기업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한국거래소의 평균 연봉은 1억1,400만원에 달했다. 한국거래소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17.2년으로 삼성전자의 9.0년과 비교해 2배에 이른다. 한 번 입사하면 웬만해서 옷을 벗지 않는다는 얘기다.
같은 업종과 비교해도 금융공기업의 연봉은 더 높았다. 금융그룹 핵심계열사 8개사(삼성생명ㆍ신한은행ㆍ국민은행ㆍ삼성화재ㆍ하나은행ㆍ우리은행ㆍ기업은행ㆍ삼성카드)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7,500만원으로 금융공기업보다 1,200만원가량 낮았다. 삼성생명(8,900만원)만이 유일하게 금융공기업 평균보다 높은 임금을 받았다.
공공기관끼리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정부 산하 295개 공공기관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6,200만원으로 금융공기업들은 이들보다 40%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특히 주택관리공단ㆍ기초전력연구원ㆍ대한장애인체육회ㆍ국립박물관문화재단 등 36개 공공기관 직원의 평균 연봉은 금융공기업 평균 연봉의 절반인 4,350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금융공기업들은 공공기관들과 연봉을 수평비교하는 것은 불합리한 처사라고 반박하고 있다.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연봉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반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공기관의 직업 안전성과 고연봉이 동시에 만족되는 것은 지나친 혜택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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