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쇼트 파생결합사채(ELB)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올해 안에 판매 규모를 2배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롱쇼트 전략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구재상(50·사진) K클라비스투자자문 대표는 2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롱쇼트ELB 판매 규모를 올 연말까지 현재 2,000억원의 2배가 넘는 4,000억~5,000억원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주력 상품인 롱쇼트ELB가 확실한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자신감을 얻은 듯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에서 한때 70조원에 달하는 주식형 펀드 자금을 굴려 '미스터 펀드'로 통했던 구 대표는 지난해 6월 K클라비스투자자문을 설립했다. 설립 1년 만에 자신의 명성과 우수한 수익률에 힘입어 8,000억원가량의 수탁액을 확보해 비교적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
구 대표는 "롱쇼트ELB에 대한 평가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좋았다"며 "대차(주식대여)물량을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고 변동성을 최소화해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기관과 개인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K클라비스투자자문의 롱쇼트ELB는 기본적으로 원금이 보장되면서 연 2.5% 수준의 채권 수익을 추구한다. 여기에 롱쇼트 전략(저평가 주식 매수, 고평가 주식 공매도)을 통해 추가 수익을 올리도록 설계돼 있다. K클라비스투자자문은 우리투자증권과 계약을 맺고 롱쇼트ELB를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 판매금액이 2,000억원에 이른다. 지난달에는 일반 개인투자자(최소 가입금액 3억원)를 상대로 처음으로 우리투자증권을 통해 판매한 결과 단 하루 만에 사모투자한도 49인을 다 채워 200억원가량이 완판되기도 했다.
구 대표는 "자문형 랩 이외의 상품을 추가하기 위한 차원에서 롱쇼트ELB를 선보였다"며 "고객들의 반응이 좋은 만큼 롱쇼트 전략을 더욱 가다듬어 적당한 시점에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설정된 한국형 헤지펀드 대부분이 국내 주식을 대상으로 롱쇼트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에 롱쇼트ELB 운용전략과 철학이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게 구 대표의 생각이다.
구 대표는 "대표 상품 중 하나인 자문형 랩도 철저히 관리해 고객들에게 수익을 돌려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자문형 랩은 증권사·은행 등이 자문사가 추천한 종목에 투자자를 대신해 투자하는 상품이다. 펀드와 달리 10~20개 종목에 집중투자하기 때문에 '고위험·고수익형'으로 분류된다. 최근 자문형 랩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K클라비스투자자문이 한화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등을 통해 판매한 자문형 랩 누적 잔액은 현재까지 5,600억원에 달한다. 비결은 단연 수익률이다.
구 대표는 "지난해 출시한 자문형 랩의 누적수익률이 15~16%를 기록하고 있다"며 "최근 주식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벤치마크 대비 꾸준히 10%포인트를 웃도는 수익률을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국내 증시를 전망해달라는 질문에는 코스피지수 추가 상승에 무게를 뒀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돌파했지만 예전보다 펀드 환매 물량이 적고 외국인이 계속해서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구 대표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상장사들의 배당 확대 움직임에 외국인들이 계속해서 국내 주식을 사들일 것"이라며 "유럽도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 등을 통한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려고 하는 만큼 이머징 증시에서 가장 저평가된 국내 증시로 외국인의 러브콜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 대표는 이어 "이런 흐름 속에 개별 종목별로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정보기술(IT)과 현대차그룹·헬스케어 업종이 유망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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