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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8,000억 사회헌납] "국민 기업으로 사회적 책임 다할것"

사회환원등 여론 최대한 수용 "할건 다했다"<br>경영권 승계 부당성 사실상 시인 '고육책'<br>구조본 방어적 개편…反삼성 해소는 미지수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구조조정본부장)은 7일 “이건희 회장은 기업경영에는 온 힘을 쏟았지만 정작 우리 사회와 더불어 발전하고 국민들의 기대와 뜻에 부응하는 데 소홀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는 앞으로 삼성이 국민 속의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에 보다 주목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로 삼성은 8,000억원의 사회기금을 아무 조건 없이 내놓으면서 이에 대한 운용주체나 운용방안에 대해서도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또 그룹의 핵심 현안인 삼성에버랜드 CB 건과 관련해 사회에 모든 이익을 헌납하겠다고 했으며 공정거래법 헙법소원을 취하하기로 했다. 당장의 불이익을 감수하더라도 ‘반삼성’ 문제를 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할 건 다했다=이날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할 수 있는 건 다한 셈”이라며 여론의 방향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삼성은 지난날 잘못된 관행에 대한 반성과 현안 문제들에 대한 시민단체의 지적을 받아들여 기금헌납과 사회공헌계획을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책이 ‘1회성 여론무마용’이 아님을 강조한 셈이다. 나아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양보를 실천하는 모습도 보였다. 실제로 삼성그룹은 금융산업구조개선법 개정과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 적용 등 핵심 계열사의 경영권 방어에 민감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법규 문제에 대해서도 국회와 정부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 ◇‘세금 없는 상속’ 부담 컸던 듯=삼성이 내놓은 카드 중 주목되는 것은 이재용 상무, 부진, 서현 남매의 삼성에버랜드 CB 편법배정을 통한 증여과정에서 발생한 이득을 사회에 헌납한 것이다. 지금껏 삼성은 ‘세금 없는 상속’이란 시민단체의 비판을 법논리로 맞서며 증여에 대한 정당성을 강조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이번 발표에 따라 이재용 상무 남매들이 이득을 사회에 헌납한다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에버랜드 CB 발행 등이 부당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인하는 셈이 된다”며 “반삼성 여론에 따라 삼성이 고육책을 내놓긴 했지만 이제껏 삼성이 주장해왔던 틀이 깨지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부와 정치권에 정면으로 맞서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던 공정거래법 일부 조항에 관한 헌법소원과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건에 대한 증여세 443억원 부과처분 취소소송 취하도 삼성이 이제껏 주장해왔던 틀을 깨뜨린다. ◇반삼성 여론 잠재울까=이번 대책이 사회 전반에 확산된 반삼성 여론을 완전히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공화국론(論)의 빌미였던 법무실을 분리 운영하는 등 구조조정본부의 역할을 축소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지난 인사에 이미 반영했던 것이고 이번 대책에는 법무실 분리 외에 추가 축소방안은 없다. 시민단체가 주장하듯 구조본 해체는 아니더라도 전면적인 개편보다는 삼성식 경영을 지키는 한도 내에서 방어적인 개편을 한 것이다. 금융그룹에 국한한 사외이사 확대도 만족스럽지는 않다는 게 시민단체 등의 반응이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지배구조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대책이 미흡하다”는 반응이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당장 여론을 반전시키기에는 미흡할지 몰라도 거액의 사재출연과 꾸준한 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수혜자가 늘어나고 무엇보다도 국가경제에 대한 삼성의 기여가 제대로 이해된다면 ‘반삼성’ 여론은 자연히 해소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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