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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회 섬유의 날] “10년내 이탈리아와 어깨 겨룬다”
입력2003-11-10 00:00:00
수정
2003.11.10 00:00:00
김형기 기자
올들어 지난 9월말 현재 113억달러를 수출해 무역수지 70억달러를 기록한 산업. 전기ㆍ전자(9월말 현재 무역수지 흑자 194억달러), 자동차(// 116억달러), 선박(// 81억달러)에 뒤이어 단일산업으로 국내 4위에 해당하는 무역 효자산업.
지난 1960~70년대 한국경제의 기적을 앞장서 일궈냈던 섬유산업의 현주소다.
직접 참여하고 있는 기업체 수만 1만9,000여개에 달하며, 직간접적으로 종사하고 있는 인원도 생산부문 39만명, 유통부문 31만명, 기타 30만명 등 줄잡아 100만명에 달하고 있다.
한국의 섬유산업이 새 지평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제 17회 섬유의 날을 맞아 새로운 생존능력을 키워가기 시작한 한국 섬유업계의 청사진을 살펴본다.
◇세계 3위를 겨냥한다= 오는 2010년 전체 수출규모 320억달러, 연간 무역수지 210억달러. 글로벌 위상은 세계 3위권. 섬유업계가 잡아놓은 10년 청사진이다.
현재 한국 섬유산업의 위상은 세계 5위다. 이를 10년 안에 3위권 국가로 끌어올린다는 야심찬 목표를 설정했다.
특히 범용제품 중심에서 탈피, 지난 2001년 기준 의류부문에서 5%에 불과한 패션의류수출비중을 2012년까지 35%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용 섬유 비중 역시 현재 22% 수준에서 오는 2012년엔 55%로 높이기로 했다.
한국 섬유산업의 주력부문을 산업용 섬유로 전환하며 동시에 미학과 한국적 문화를 가미시킨 패션의류가 차지하는 비중을 높여가겠다는 말이다.
섬유업계 관계자는 “이탈리아, 미국 등 오래전에 대량생산 방식의 섬유산업이 경쟁력을 상실한 국가들 대부분이 산업용 특수섬유나 패션의류 부문에서 대단한 부가가치를 창조해내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은 이들 국가가 이미 선점하고 있는 시장에 참여해 나름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쟁대상을 미국, 이탈리아로`= 국내 섬유업계는 최근 주요 경합대상을 이탈리아로 설정해 놓고 있다. 반면 그동안 줄곧 `경쟁과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중국에 대해선 `건전한 긴장관계`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한국 섬유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온 제일모직은 세계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고급브랜드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펼쳤다. 지난 2002년엔 업계 처음으로 최고급 양복지인 `란스미어 220(170수 복지)`을 선보였으며, 산하 패션연구소를 통해 세계적인 의류브랜드 업체들과 디자인력을 경쟁하기 시작했다.
반면 효성은 듀폰 등 다국적 화섬기업을 상대로 첨단섬유인 스판덱스 부문에서 글로벌 시장 1, 2위를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 밖에 새한이 올해부터 부쩍 중국 현지생산기반 및 판매망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다각도로 펼쳐지는 모습이다.
中견제 최대숙제… 개성공단에 기대
■ 난관과 희망
21세기 한국의 섬유산업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글로벌 시장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지속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선 숱한 난관을 뚫어야 한다.
가장 커다란 위험요소는 중국. 저가 범용 섬유를 시작으로 고기능 섬유까지 뻗쳐가는 중국의 잠식 속도는 무섭다. 규모뿐 아니라 질적인 향상도 갈수록 크고 빨라지는 모습이다.
특히 오는 2005년이면 미국이 그동안 국가별로 일정 규모이상을 제한했던 섬유쿼터제도를 폐지할 예정이어서 이후 중국산 섬유제품의 독주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관련업계에선 2005년이후 중국의 미국 섬유 및 의류시장 점유율이 75%에 달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국으로선 대략 16억달러의 대미수출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섬유업계는 현재 남북한이 공동 진행중인 개성공단에 대해 상당히 기대하고 있다.
박성철 섬유산업협회장(신원 회장)은 “개성공단 조성사업은 남쪽의 자본과 기술, 북쪽의 노동력과 자원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남북 모두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상생의 사업”이라며 “현재 봇물처럼 이어지는 섬유업계의 해외이전이 개성으로 물꼬를 트면 남북한 섬유 생산기반이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형기기자 k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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