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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거미손' 이운재시대 활짝

한국을 4강으로 올린 한국 최고의 수문장.이운재는 22일 스페인의 4번째 키커 사비의 슈팅을 선방하면서 한국 4강행의 결정적인 수훈갑이 됐다. 이운재는 2002한일월드컵을 통해 한국 안방을 지키는 믿음직한 최고 수문장으로서 자리매김했다. 선배 골기퍼 김병지와 함께 월드컵 주전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골기퍼로서 가장 중요한 '안정감' 측면에서 김병지를 앞서 주전으로 낙점됐다는 후문이다. 이운재의 안정감 있는 경기운영은 이번 월드컵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수 차례의 결정적인 기회를 선방으로 막았고 뛰어난 위치 선정으로 국민들의 신망을 얻었다. 특히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는 세계적인 골게터 비에리 등의 결정적인 골을 온몸으로 막아 내면서 한국호를 살렸다. 이운재는 이번 월드컵에서 세계적 골키퍼인 폴란드의 두데크, 포르투갈의 바이아, 이탈리아의 부폰과의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둬 자부심도 남달랐다. 일약 세계적인 '거미손'으로 떠오른 이운재는 8강전 승리로 최우수 골키퍼에 주어지는 야신상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다. 이운재는 5경기에서 2골만 내줘 경기당 0.4골의 실점률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야신상의 강력한 후보는 독일의 올리버 칸(독일)으로 5경기에서 1실점, 0.2골의 경기당 실점률로 이운재를 앞서고 있다. 당초 유력한 후보였던 프랑스의 파비앵 바르테즈와 파라과이의 칠라베르트, 잉글랜드의 데이비드 시먼 등이 조기 탈락함으로써 야신상 경쟁은 사실상 이운재와 칸의 맞대결로 압축된 상태다. 이운재가 칸에 근소한 차로 뒤지고 있기는 하지만 4강전을 포함해 결승전까지 최대 2경기가 남아 있다는 점과 한국축구의 상승세를 감안한다면 본격적인 골키퍼 대결은 이제부터 시작된 셈이다. 이운재와 칸이 정면대결을 펼치는 오는 25일 한국-독일의 준결승전에서 사실상 야신상의 주인공이 결정될 전망이다. 이운재는 지난 94년 21세의 나이로 미국월드컵 독일전 후반 최인영을 대신해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으며 기대를 모았지만 이후 주전자리를 서동명과 김병지에게 내준 것은 물론 간염으로 1년간 운동을 쉬어야 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화려함보다는 수비의 안정감을 중시한 히딩크 감독이 중용하면서 이운재는 이번 대회를 통해 '만년 2인자'의 설움과 불운을 떨쳐내고 한국의 '수호신'으로 떠올랐다. 박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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