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매각 이슈 겉만 보지 말고 속을 보라...실적 무시한 ‘묻지마 투자’ 위험
연말 결산 시즌이 돌아오면서 상장사들이 재구무조 개선 차원에서 자산을 매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자산 매각 소식에 주가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업황이나 실적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섣부른 투자를 경계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대성산업이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쉐라톤서울디큐브시티호텔을 1,400억원에 제이알제12호 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리츠)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29일 대성산업의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대성산업은 지난 22일에도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100억원 규모의 서울시 성동구 소재 동부주유소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또 지난 5월에는 디큐브시티 오피스를 제이알제1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매각한 바 있으며 디큐브시티백화점도 국내 주요 백화점 업체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성산업이 자산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실적만 놓고 보면 최악의 상황이다. 올해 3ㆍ4분기까지 2,10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것. 2011년부터 3개 연도 영업손실이 확정적이다.
삼일제약도 지난달 29일 타법인 지분 매각을 통해 유동성 강화에 나섰다. 삼일제약은 경영효율화를 위해 삼일엘러간 주식 5만4,999주 전량을 191억원에 처분했다. 처분 금액은 자기자본 대비 30.4%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이날 삼일제약 주가도 6% 넘게 급등했다. 삼일제약은 지난 2011년 8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1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서긴 했지만 여전히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밖에도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삼환기업이 1,370억원 규모의 토지와 건물을 처분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으며 코스닥 상장 바이오 기업인 젬백스 역시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고 있는 가운데 185억원 규모의 타사 보유 지분을 처분했다.
김태성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재무구조가 엉망인 기업들이 보유 자산 처분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 이슈가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실적 개선세가 확인되지 않는 이상 섣부른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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