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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스크린쿼터 축소 올해 마무리 되나] '반대'

정지영 영화감독 "문화 다양성 지키는 토대"<BR>타이완 쿼터 폐지 후 시장점유율 1%로 추락


“스크린쿼터는 우리 문화의 다양성을 지켜주는 근간입니다. 모든 걸 시장논리에 맡기자는 신자유주의가 결코 문화에 적용되어선 안 됩니다.” 어느덧 사람들에게 ‘영화감독’이라기 보단 ‘투사’라는 이미지로 각인되고 있는 정지영 위원장. 지난 해 6월 문화관광부가 스크린쿼터 축소 조정안 발표 이후 한 동안 잠잠했던 스크린쿼터 축소ㆍ폐지 반대 운동이 다시 불이 붙으면서 정 위원장의 행보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정 위원장은 스크린쿼터 축소 논쟁의 시발점인 한미투자협정(BIT)의 허구성부터 지적했다. “영화를 희생해서 경제가 살아난다면 못할 이유가 없어요. 하지만 세계은행 보고서에도 나와 있듯이 BIT를 통한 투자보호 조치는 신규투자의 증가를 가져오지 못하고 해외직접투자의 증가에 있어서도 BIT 자체의 역할은 미미할 뿐입니다. 결국 친미네트워크로 구성된 국내 경제관료와 학자들이 국민들을 기만하는 처사입니다. 실제로 그 어떤 경제관료들이나 학자, 외교관료들도 우리가 요구하는 토론테이블에 응하지 않고 있어요.”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가 자칫 세계화의 물결을 거스르는 거대 담론으로 흘러간다는 지적에 대해서 정 위원장은 손사래를 치지 않았다. 그는 “미국 주도의 세계화 정책은 많은 부분에서 견제 당해야 한다”며 “스크린쿼터는 영화만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 다양성을 지켜나가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많은 나라들이 스크린쿼터를 없애면서 자국 영화도 같이 사라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에 따라 멕시코에선 스크린쿼터가 5년간 점진적으로 폐지됐습니다. 당시 연 100여편에 달하던 멕시코 영화는 5년 후 연 17편으로 줄었어요. 타이완도 90년대 초 쿼터를 폐지했습니다. 지금 타이완의 자국 영화 점유율은 1% 미만이에요.” 스크린쿼터를 마이너리티 영화 쿼터로 대체해야 한다는 일부 견해에 대해서도 그는 “작은 영화는 그것대로 보호해야 할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위 예술영화라고 불리는 마이너 영화와 한국 영화 모두 소중한 가치가 있는 것들입니다. 왜 하나를 죽여야만 다른 하나를 살릴 수 있다는 논리는 그 자체로 말이 되지 않습니다.” 쿼터 축소에 반대하는 이들은 “단 하루도 줄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면 타협점을 찾는 게 불가능해 보인다.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정 위원장은 “한 번 줄여나가기 시작하는 건 결국 폐지의 시작”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금의 146일(각종 경감조치를 통해 실질적으로는 106일) 스크린쿼터는 한국 영화가 이만큼 경쟁력을 갖게 해준 토양입니다. 아시아권에서 가장 우수한 콘텐츠라는 평가를 받는 우리 영화가 세계 시장에서 우뚝 설 수 있도록 더욱 키울 생각을 해야 하지 않나요? 우리 반도체가 세계 최강이 됐다고 이제 그만 투자하자는 논리와 같은 겁니다.” 정 위원장은 올 7월로 예정된 유네스코의 문화적 예외규정 인정 협약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쿼터 축소 논란이 되풀이되는 한 끊임없는 투쟁은 올해도 변화가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영화는 단순한 산업의 시장성으로 논하기엔 일반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너무도 크다”고 말하는 그는 영화인들이 똘똘 뭉치면 스크린쿼터를 지켜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지금보다 훨씬 압력이 강했던 99년에도 끝내 쿼터를 지켜냈습니다. 영화인들이 노력하는 만큼 한국 영화는 더욱 꽃을 피우리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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