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들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건설회사들은 원활한 회사채 발행을 위해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제시하고 있지만 건설경기 불황에 따른 리스크를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금융투자협회가 4월 넷째주(40~24일) 회사채 발행계획을 집계한 결과 총 8,900억원의 발행 예정 물량 가운데 건설업체들의 물량이 3,000억원으로 전체의 33%를 차지했다. 구체적인 발행 예정 물량은 ▦롯데건설(A+, 94-ㆍ94-2회차) 2,000억원 ▦대우건설(A-, 7회차) 1,000억원 등이다. 이들 업체는 자금용도를 '운영자금 마련'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올들어 국내 건설업체들의 회사채 발행액은 약 2조9,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 한 해동안의 발행규모와 비교하면 무려 88%에 이르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전체 회사채 시장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에는 평균 8.8%에 달했으나 올해는 11.4%로 급증했다. 이처럼 건설회사들이 적극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분양시장에 더 이상 돈이 돌지 않으면서 기존 채무를 갚는 것은 물론 운영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건설업체들은 건설업 경기가 좋지 않은 탓에 신용등급은 같지만 다른 업종에 속한 기업들에 비해 보다 높은 발행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이번에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만기 1년6개월~2년의 경우 6.75~7.0%, 대우건설은 1년 만기에 8.6%의 발행금리를 제시했다. 이는 16일 현재 민간평가사 2년 만기 회사채(A+급) 평균금리가 5.61%인 것과 비교하면 1%포인트 이상 높은 것이다. 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건설사 회사채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게 매력적이다. 금리가 더 높기 대문에 소매채권 방식 등을 통해 투기등급의 건설회사 회사채까지 소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정우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상황이 유동적이고 특히 건설사의 경우 여전히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없지 않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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