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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대변혁] 은행상품도 쇼핑시대
입력2001-08-01 00:00:00
수정
2001.08.01 00:00:00
낮아진 문턱…'입맛대로' 가능'저희 은행에서 최상의 서비스와 다양한 상품 선택의 기회를'
은행들의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출세일이 벌어지는가 하면 고객을 끌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
고객 관리차원에서의 서비스는 물론이고 상품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부대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고객 모시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낮아진 은행문턱
뻣뻣한 목에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은행원들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조그만 개인사업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최근 낮아진 은행 문턱을 실감했다.
몇 해 전 만해도 확실한 담보와 보증에 복잡한 서류를 요구하며 10여 차례 방문을 요구하던 은행들이 얼마 전에는 직접 자신의 공장으로 찾아와 새로운 대출상품을 일일이 소개해줬던 것.
게다가 무리한 담보요구가 없는데다 대출금리도 현재 쓰고 있는 것보다 훨씬 낮아 김씨는 거래은행을 바꿔 이자부담을 줄이게 됐다.
특히 요즘 은행들은 예전 기업들의 대출신청 후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던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 신청 즉시, 또는 2~3일 내에 대출승인여부를 결정해 알려주기도 한다. 은행중심의 영업스타일이 고객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개인들에 대한 대출도 마찬가지이다. 예전 같으면 특별한 신용불량 기록이 없어도 연대보증까지 요구하며 미적미적했던 대출이 요즘은 자질구레한 서류 없이 본인 서명만으로도 가능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업점 방문 없이 실시간으로 카드론을 받을 수 있는 '인터넷 카드론'의 등장은 변화를 실감케 한다. 요즘 은행들은 자기은행 BC카드 회원들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카드론을 신청하면 1분 이내에 최대 500만원까지 대출해준다.
◇상품 쇼핑시대
은행들의 경쟁은 상품개발 경쟁으로 이어진다. 여타 은행과 차별화되고 경쟁력 있는 상품이어야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입장에서는 그만큼 상품 선택의 폭이 넓이지고 있는 것이다.
증권이나 보험 등 여타 금융권 서비스를 포함하는 상품이 있는가 하면 특정 계층 및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고객별로 서로 다른 수요를 일일이 충족시켜주기 위한 것이다.
기업은행은 최근 보험ㆍ증권 등 제2금융권과 연계해 복합적인 자산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다기능 정기예금'을 시판하기 시작했다.
이 상품의 특징은 정기예금을 입출금 식으로 거래하면서 단체할인율(20%)을 적용 받는 저렴한 보험료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는 점.
이와 함께 이 통장으로 증권계좌 개설 및 증권자금대출도 할 수 있으며, 필요한 금액을 연금식으로 매월 수령할 수도 있다.
주택은행과 농협은 사립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신용대출을 해주는가 하면 신한은행은 신한비자카드 회원인 공무원에게 최고 5,000만원까지 대출해주고 있다.
한미은행의 '개원의 대출'은 의료포털 사이트인 엠디하우스(www.mdhouse.com)와 업무제휴를 맺고 일반의사 치과 한의사 등을 대상으로 의료기기 구입비 등 개원자금을 신용으로 빌려주는 상품. 부산은행도 개업의나 약사를 대출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의사 변호사 기술사 등 14개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최고 5,000만원까지 신용으로 빌려주는 '에이스 전문직 무보증 대출'을 시행하고 있다.
직업을 담보로 하는 것 말고 이른바 틈새대출 상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서울은행의 '휴대폰 론'은 011ㆍ017 핸드폰 가입기간이 2년 이상이며 최근 6개월간 요금연체 사실이 없는 사람에게 500만원까지 신용으로 빌려준다.
한미은행의 '새출발 새인재 대출'은 입사 1년이내 '새내기'면 담보나 연대보증 없이 최고 1,000만원까지 빌려준다.
국민은행의 '뉴 오토론'은 보증인 없이 본인의 소득 증빙만으로 승용차를 구입하고자 하는 개인에게 차값의 90%내에서 최고 3,000만원까지 빌려준다.
◇고객이 직접 상품을 맞춘다
아예 고객들에게 대출상품 선택권을 주기위해 고객이 직접 금리ㆍ기간 등의 대출조건을 선택하는 맞춤형 상품도 확대되고 있다. 고객이 스스로 최적의 조건을 설정, 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시판 3개월 만에 수신액이 10조원을 넘어선 '국민슈퍼정기예금'이 대표적인 상품. 일반 정기예금의 경우 1년짜리로 예금을 했다 6개월 만에 찾으면 중도해지 이자(연 1~2%)밖에 받을 수 없지만 슈퍼정기예금은 1개월만 넘으면 해당 기간의 정기예금 이자를 그대로 받는데다 필요한 만큼 부분 인출을 할 수도 있다.
한빛은행도 지난달 '한빛모아정기예금'을 선보였다. 만기일과 이자지급방식을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고 추가 입금과 분할출금이 가능하다.
만기 지급식을 선택하다 중간에 월이자 지급식이나 연이자 지급식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
산업은행은 중도에 이자지급 방법 등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자유자재 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가입 시 금리계산방법ㆍ만기ㆍ이자수령방법 등 조건을 고객 스스로 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입 후에도 언제든지 이자지급 이나 금리적용방법을 변경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최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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