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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능사 자격시험 주먹구구
입력2000-10-11 00:00:00
수정
2000.10.11 00:00:00
국가기능사 자격시험 주먹구구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는 각종 기능사시험이 주먹구구식이어서 국가자격시험의 권위를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높다.
실기시험 날짜가 하루, 이틀씩 차이가 나는데도 정작 출제되는 문제는 사실상 같아 먼저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이 불이익을 받거나 필기시험 문제와 정답을 공개하지 않아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3일 한복 기능사 실기시험에 응시한 김모(21·여)씨는 『실력보다 재수가 없어 합격을 자신할 수 없다』면서 불만을 터뜨렸다. 원래 기능사 실기시험 문제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첫날 출제된 문제가 그 이후에도 거의 똑같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첫날 시험을 치른 김씨같은 경우 둘째날이나 세째날 응시한 수험생에 비해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김씨는 『어떻게 국가에서 공인하는 기능사 자격증 실기시험 문제가 응시날짜와 관계 없이 똑같을 수 있느냐』며 『이렇게 하려면 차라리 시험문제를 처음부터 공개해 수험생간 형평을 맞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한국산업인력공단 출제실의 한 관계자는 『한복이나 양재·밀링· 선반 등 기능을 요하는 종목의 경우 난이도를 맞추기 위해 치수만 바꿔 출제한다』며 『치수를 바꿨기 때문에 같은 시험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복학원을 운영하는 최모(41·여) 원장은 『한복에는 수십가지의 저고리와 치마가 있어 난이도를 맞추면서도 얼마든지 문제를 다양하게 출제할 수 있다』며 『무슨 문제가 출제될 것인지 가늠하기가 어렵지 치수 바꾸기는 매우 쉽다』고 말했다.
실제 자신의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이 문제를 미리 알고 며칠 연습한 후 시험을 본 결과 대부분 합격했다고 털어놨다.
필기시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시험이 끝난 후에도 문제와 정답을 공개하지 않아 수험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올해 초 통신기기기능사 시험에 응시했다 1차 필기시험에서 떨어졌다는 오모(27)씨는 『그동안 공부했던 문제가 많이 출제돼 쉽게 시험을 치렀는데 결과는 미역국이었다』며 『산업인력공단에서 문제와 정답을 공개하지 않아 왜 떨어졌는지, 무엇이 틀렸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 했다.
산업인력공단의 관계자는 『필기시험의 경우 지난 8월13일부터 전체 기능사 시험에 응시하는 수험생의 65%를 차지하는 16개 과목은 인터넷 등을 통해 문제와 정답을 공개하고 있다』면서 『자신의 답안지를 보고 싶을 경우 정보공개절차를 밟아 열람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16개 과목 이외에는 문제은행식으로 출제돼 문제와 정답공개가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최석영기자
입력시간 2000/10/1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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