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자신이 맡은 역할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하세요” 이혜란(54) 한림대의료원 강동성심병원장이 제시하는 스트레스 예방법은 사고방식의 전환에서 출발한다. 그는 “인생을 하나의 연극무대라 여기고 매일 자기에게 맡겨진 대본을 연기하는 것처럼 생활하라”며 “가령 상사에게 꾸지람을 듣는다면 내 자신이 아닌 내가 맡은 역할 때문이라고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이것은 그가 수년전 고객관리를 책임지는 병원내 보직을 맡았을 때 수많은 환자들의 불만을 접하며 터득한 방법이다. 처음에는 환자들이 자신에게 불만이 있어 화내는 것 같아 속상했지만 ‘나의 직무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마음도 편해지고 일하는 것이 즐거워졌다고 한다. 그는 또 직장과 가정생활을 철저하게 구분할 수 있는 집중력을 갖춰야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고 조언했다. 집중력이 좋다고 자부하는 그는 “출근과 동시에 집안일을 머리 속에서 지운다”며 “납부기한 때문에 갖고 온 세금계산서를 기억 못해 도로 가지고 간적도 수십번”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생활에 활력을 주는 방법으로는 ‘가족여행’을 주저없이 꼽았다. 매년 2회정도는 의사 동료인 남편, 두 딸과 함께 국내ㆍ외를 가리지 않고 여행을 한다. 여행중에는 편안하게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는 등 관광보다는 휴식을 취하며 가족끼리 모여 앉아 얼굴만 보고 있어도 즐거운 느낌이 든다고 한다. 단, 여행시에는 꼭 방이 하나만 있는 숙소를 택한다.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대화할 수 있는 자연스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최근 4박 5일의 일정으로 다녀온 목포 인근의 홍도와 흑산도, 해남 땅끝마을을 가족여행 코스로 추천했다. 그는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들른 월출산을 보고 ‘이렇게 잘생긴 산은 처음’이라며 감탄했다”며 “여행을 다녀오면 가족끼리 한층 더 친밀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술을 좋아하는 남편과 함께 요즘은 주 2~3회 정도 저녁 식사때마다 와인을 1~2잔 마신다. 관상동맥질환 등 심혈관계 질환 가족력이 있는 관계로 혈전예방을 위해 수년 전부터 아스피린을 꾸준히 먹고 있다. 소아과 의사인 그는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어린이가 감기에 자주 걸리고 알레르기 비염이 유발돼 천식으로 악화되는 이른바 ‘알레르기 행진’을 막기 위해서는 부모가 주의깊게 살펴 면역요법 등으로 적절한 치료를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천식 환자이기도 한 그는 “천식환자가 해외출장 등 장기간 여행시에는 급성발작이 나타날 때를 대비해 먹거나 흡입할 수 있는 스테로이드제제를 반드시 챙겨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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