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만에 퇴직금제도가 변경돼 근로자나 기업 모두 퇴직연금제도로 인해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구체적인 전환절차나 제도의 내용 등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민주노총이 지난 9월 산하 100개 기업 노조를 대상으로 실시한 퇴직연금제 시행에 관한 설문조사를 보면 3년 안에 퇴직연금을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곳은 17개에 불과했다. 장기적으로 도입할 계획이 있다고 답한 곳은 37개였고 아예 도입하지 않겠다고 답한 곳도 29개였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17곳에 달해 퇴직연금제도의 조기 정착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런 현실을 감안, 세제지원과 함께 관계기관 합동 전국 순회 설명회를 통해 제도의 조기정착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기업의 퇴직금 적립 여부에 관계 없이 법정 퇴직급여 충당금의 40%까지 손비로 인정해 세금을 경감해줬다. 그러나 앞으로는 퇴직금제 사업장의 퇴직급여 충당금의 손비 인정한도가 30%로 낮춰진다. 손비 인정한도가 낮아지므로 퇴직금제도 유지 사업장의 세금 부담이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퇴직연금제를 도입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적립금에 대한 세제혜택이 확대된다. 정부는 퇴직연금 적립금의 60% 이상을 회사 외부에 적립하는 확정급여(DB)형 사업장에 대해서는 적립금액 전액을 손비로 인정해줄 계획이다. 퇴직급여 전액을 사외에 적립하는 확정기여(DB)형은 적립금 전액이 손비로 인정돼 세금부담을 덜 수 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DB형 사업장의 경우에는 달라지는 게 없지만 DC형의 경우 근로자가 회사적립금에 더해 추가로 자신의 연금을 갹출할 경우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정부는 퇴직연금제도의 조기정착을 위해 관계 부처 합동으로 9일부터 전국 순회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을 시작으로 인천, 춘천, 대구, 창원, 부산, 대전, 광주, 제주 등 전국 9개 도시에서 개최되는 설명회에 참가하면 퇴직연금 제도 전환을 위한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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