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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협력…시설과잉 막는다

■ '동북아 물류허브' 구축 본격화<br>물류허브 좌절 위기감, 국제주도권 확보나서<br>'유비쿼터스 항만' 구축등 서비스 고도화 추진<br>"물동량 확보 어려워 현실성 떨어진다" 지적도



정부가 발표한 ‘막힘 없는 국제 물류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동북아 고부가 허브화 전략’은 한ㆍ중ㆍ일 동북아 3국을 중심으로 국경 없는 물류체계를 구축, 우리나라를 고부가 허브로 만든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3국간의 협력과 역할분담을 통해 동북아 항만ㆍ공항의 과잉공급을 예방하는 동시에 원활한 물류시스템을 구축, 각국의 산업발전을 이끌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주변국들의 협력과 우리나라의 물동량 증가를 동시에 이끌어내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동북아 허브 좌절’ 위기감 확산=정부가 이처럼 국제적 물류네트워크 구축의 주도권에 나서는 것은 수출입 물동량 증가세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더이상 가만히 앉아 중국 등 해외 물동량 증가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북아 지역의 전체 물동량은 지난 2001년 7,512만6,000TEU(길이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나타내는 단위)에서 2004년에는 1억2,125만4,000TEU로 급증했고 이 가운데 중국의 물동량 처리 비중이 59.6%에서 63.6%로 늘어난 반면 한국의 비중은 13.3%에서 12.6%로 오히려 낮아졌다. 우리나라의 수출입 물동량 증가율도 2003년 11%에서 지난해에는 4.3%로 뚜렷하게 둔화된 상태다. 또 정부는 동북아 물류 협력이 이 지역 자유무역협정(FTA)을 촉진, 동북아 경제통합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세계은행이 발표한 ‘물류장벽 철폐 권고’ 보고서에 따르면 관세철폐가 주요 목적인 FTA와 물류네트워크 구축을 함께 추진할 경우 FTA 체결만 성사됐을 경우에 비해 지역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3~4배로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진엔진 만들고 서비스 고도화한다=정부는 우선 국내적으로 국제 물류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제도와 기반시설 정비에 나선다. 올 상반기까지 관계부처 국장급들로 ‘국제물류협력추진위원회’를 구성, 범정부적 총괄 추진기구를 설치하고 부처간 협의를 통해 국제 물류 촉진 및 지원과 관련된 제도적ㆍ법적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오는 2008년까지 무선인식기술을 활용한 유비쿼터스 항만(U-port)을 구축하고 2007년까지 항만ㆍ공항의 서비스 품질을 보증하는 ‘브랜딩’ 작업도 진행한다. 주변국의 물동량을 효과적으로 끌어오기 위해 ‘양쯔강유역형’ ‘산둥반도형’ ‘일본형’ 등 구체적 물류 투자유치 모델을 개발하고 투자유치 기관들로 ‘합동투자유치팀’을 구성, 중국ㆍ일본 기업에 대한 1대1 방식의 타깃 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이다. 또 투자유치를 위한 기반시설로서 광양항 공동물류센터를 2007년 3월까지 건립하고 연내 부산 신항의 국내 물류기업 전용 물류센터 설립방안도 마련한다. 프로젝트파이낸싱을 통한 해외 항만투자를 포함, 금융ㆍ해운ㆍ항만을 연계한 해외 물류거점 확보방안도 올 상반기 중 수립되며 장기적으로 ‘FedEx’ ‘DHL’ 등과 겨룰 동북아 지역 내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을 중국ㆍ일본과 함께 지원할 방침이다. ◇한ㆍ중ㆍ일 협력 수준이 가늠자=그러나 일부에서 동북아 물류허브 구축 구상의 현실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물류표준 제정 등의 과정에서 각국의 입장을 맞추기가 쉽지 않고 장애 없는 물류네트워크가 구축된다 해도 중국과 일본 등의 견제 속에서 우리나라가 이들 국가에 비해 더 많은 물동량을 챙기고 허브로서 자리매김하는 것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실제 전략 추진과정에서 해양ㆍ재경ㆍ외교ㆍ건교ㆍ산자부와 관세청 등 물류허브 구축과 관련된 각 부처의 역할 및 책임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질지도 걱정이다. 김학소 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은 “외국 기업에 타깃을 정해 적극 유치하려는 전략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 항만ㆍ공항이 얼마만큼 신속하고 편리하며 안전한 서비스 체계를 갖추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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