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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에 사라진 코넥스 개장 효과

거래량 첫날의 10분의1 그쳐<br>12개 종목은 아예 거래 없어<br>기관투자가 눈치만 보는 상황


상장사 80%의 주가가 평가가격보다 오르며 막을 연 코넥스시장의 열기가 출범 이틀 만에 증발했다.

2일 코넥스시장은 전일 대비 거래량이 10분의1로 급감해 자본시장이라고 부르기조차 민망한 상황이 연출됐다. 기관투자가들이 코넥스 상장기업 투자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자금 자체가 시장에 유입되지 않았다. 개장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개선될 여지는 충분히 있지만 지금처럼 서로 눈치만 살피는 상황이 길어질 경우 자칫 꽃도 피워보지 못한 채 코넥스시장이 소멸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거래대금ㆍ거래량 개장일 대비 10분의1 그쳐=이날 코넥스시장은 하루 전과 같은 시장인지 의심이 들 정도로 한산했다. 총 21개 상장사 중 거래가 이뤄진 종목은 하이로닉ㆍ아진엑스텍 등 9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12개 종목은 아예 거래가 없었고 이 중 5개 종목은 그나마 호가는 있어 기세로 마감했다. 거래대금은 1억6,000만원에 그쳤고 거래량은 2만4,000주에 불과했다. 기관이 1억3,000만원 순매수, 개인이 1억3,000만원 순매도했다. 전일 거래대금 13억8,000만원, 거래량 22만주에 비하면 10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종목별로는 전일 대비 6개 종목이 오르고 7개 종목이 내렸다. 하이로닉은 전일 대비 14.60%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고 메디아나(8.49%), 엘앤케이바이오(3.74%)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랩지노믹스(-14.33%), 아진엑스텍(-14.95%), 에프앤가이드(-14.81%) 등은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했다.

정운수 한국거래소 신시장부 부장은 "기관투자가들이 종목을 알아가는 과정으로 다양한 부문에 대해 탐색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 초기인 만큼 거래규모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기업이 성장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코넥스 관련주 파급효과 가지각색=코넥스시장 거래가 급랭하면서 창업투자회사, 코넥스 상장 관계사 등의 주가가 함께 움직이는 모습도 나타났다.



창투사들은 코넥스시장이 열리기 전 이른바 '코넥스 수혜주'로 주목 받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기대가 소멸되며 주가흐름이 바뀌었다. 제미니투자는 전일 대비 7.39% 하락해 창투사들 중 하락폭이 가장 컸고 대성창투(-4.70%), SBI인베스트(-3.43%), 에이티넘인베스트(-2.13%), 디피씨(-0.27%) 등도 약세를 보였다.

코넥스 상장사들과 지분관계가 있는 다른 상장사들의 경우 코넥스 상장기업의 주가변동 영향은 크지 않았다. 보유지분이 많지 않은데다 직접적으로 사업적 영향을 받지는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메디아나는 코넥스시장에서 전일 대비 8.49% 올랐지만 이 회사 지분 5.4%를 갖고 있는 녹십자홀딩스 주가는 3.13% 떨어졌다. 또 에프앤가이드는 코넥스시장에서 하한가를 기록했지만 이 회사 지분 7.44%를 보유하고 있는 화천기계 주가는 오히려 0.61% 올랐다.

◇지정자문인조차 트레이딩시스템 구축 미비=코넥스시장이 개장한 지 이틀이 됐지만 증권사들의 준비는 여전히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기 시장을 조성해야 할 의무가 있는 지정자문인조차 트레이딩시스템 구축을 위한 투자에 소극적인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정자문인 11개사 중 코넥스시장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모두 구축한 곳은 대신ㆍIBKㆍ한국ㆍ하이투자증권 등 4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7개 증권사는 HTS시스템만 갖췄을 뿐 MTS는 구축하지 않은 상태다. 지정자문인이 아닌 증권사들도 대부분 HTS만 구축했으며 심지어 LIGㆍ아이엠투자증권 등은 코넥스 거래시스템을 갖추지 않았다. 이들은 시장 추이에 따라 시스템 추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 조성의 의무가 있는 지정자문인조차 코넥스 조회ㆍ거래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며 "당장의 비용을 아끼려다 시장 전체를 잃는 우를 범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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