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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험한 지리산 돌며 시집낸 집배원

집배원이 험한 지리산을 돌며 집배원 생활을 한 감회를 모아 시집으로 내 화제가 되고 있다.주인공은 경남 함양군 마천면 마천우체국에서 일하는 집배원 최장식(43·함양군 마천면 가흥리 556)씨. 지난 79년 4월 친구의 권유로 마산에서 집배원 생활을 시작한 최씨는 고향인 전북 순창군 인계면으로 통하는 길목이라는 이유로 같은해 12월 마천우체국으로 자원해 옮긴 뒤 지금까지 20년 동안 한곳에서만 근무하고 있다. 최씨는 이곳으로 온 뒤 3년 동안 족동마을과 양정마을 등 해발 700~800㎙에 있는 험하기로 이름난 지리산 산마을 10여곳(30~40가구)을 자전거로 돌며 우편물을 배달했으나 향수를 달래는 것 이상의 고달픔도 뒤따랐다. 최씨는 이같은 혼자만의 고통을 밑천으로 지난 82년부터 지리산과 홀로 배달하면서 느낀 「나」라는 존재, 영혼의 행선지, 등산객들의 죽음 등에 대한 시를 쓰기 시작해 지난 95년 「나의 물음표」란 제목의 시집을 냈다. 남들이 꺼리는 험한 산골 집배원 생활을 20년 동안 해오면서 직접 보고 겪은 고통을 시집에 옮긴 최씨는 바쁜 일과 중에도 120여편의 시를 지어 내년 봄께 「계절 속의 나를 찾아」라는 제목으로 제2집을 발간할 계획이다. 집배원을 천직으로 여기고 마천우체국 7명의 동료직원들과 함께 이곳에서 정년인 56세까지 근무하기를 바라는 최씨는 지금까지 단칸방 하나 마련하지 못한 채 부인 민병옥(42)씨, 하견(15)군, 진실(13)양과 함께 사원숙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함양=김광수 기자 K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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