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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8금융안정책] 채권안정기금 출발부터 '삐걱'
입력1999-09-20 00:00:00
수정
1999.09.20 00:00:00
정명수 기자
정부는 추석전에 채권안정기금의 운용방침을 정해 추석직후부터 채권매입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정작 자금을 댈 은행, 보험권의 반발에 부딪쳐 난항을 겪고 있다.◇채권안정기금 금감원은 우선 오는10월9일까지 10조5,000억원 규모의 채권안정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채권안정기금은 과거 증권시장안정기금과 마찬가지로 조합형태로 운용된다. 투자조합이 결성되면 자금운용은 기금명의로 증권사에 위탁계좌를 개설하고 직접 채권운용을 하게된다.
그러나 은행, 보험은 기금에 돈을 내는 것 자체를 꺼리고 있다. 금감원은 은행이 10조원, 보험이 5,000억원 정도 출자하는 것을 유도하기로 했으나 보험권의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대해 보험권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채권안정기금이 투신사가 환매자금 마련을 위해 내놓을 채권을 매입할 것이 뻔한데 고객돈으로 불량채권을 매입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경우 정부가 대주주여서 기금출연을 강제할 수 있겠지만 보험사들은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이처럼 반발하자 출연금액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절충점을 찾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기금운용도 논란의 대상이다. 보험권이 걱정하는대로 채권안정기금이 시장에 쏟아지는 모든 채권을 무조건 매입할 것인지 아니면 우량채권을 위주로 매입할 것인지 불분명하다.
금감원은 일단 국공채와 신용등급 BBB- 이상의 투자적격 채권만 편입할수 있도록 가이드 라인을 정했다.
금감위 관계자는 『대우사태이후 투신권에서 이탈한 자금의 대부분이 은행으로 넘어갔는데 은행 실무자들이 채권매입을 꺼리고 있다』며 『은행권에 맴돌고 있는 돈으로 채권을 사도록 하기 위해 기금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으로 들어간 돈이 기금에 출연됐다고 해서 채권안정기금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채권을 살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금감위 관계자는 이와관련 『안정기금의 운용은 업계가 상업적인 바탕에서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채권 매매시 금융시장의 금리 하향 안정화를 도모할수 있도록 운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감독 방침을 밝혀 채권을 되도록 비싼 값에 사주도록 지도할 것임을 시사했다. 상업적 운용이 사실상 보장되지 않는 대목이다.
한편 금감원은 채권시장언종가굼 설치와 관련 기금의 이익배당은 콜금리수준의 이자를 3개월마다 지급하고 1년단위로 정산하되 기금의 청산은 설립후 2년후에 하도록 할 방침임을 밝혔다.
◇투신권 신상품 이번에 투신권에 허용된 신상품은 채권형 사모펀드와 환매제한형 MMF다.
사모펀드는 10%로 묶여 있는 운용제한에 관계없이 고객이 원하는 채권을 마음껏 살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그러나 투신업계에서는 당장 사모펀드가 투신권 수신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투신 관계자는 『사모펀드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수요자를 찾아나서야한다』며 『현재 투신사가 처해있는 여건을 감안할 때 투신권에 돈을 맡길 기관고객이나 거액전주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모펀드의 최대 장점인 자유로운 운용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금도 특별고객에게는 10개의 펀드를 만들어 10%씩 원하는 채권을 사주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사모펀드 자체는 투신권에 새로운 상품일 수 없다는 것이다.
환매를 제한하는대신 A급 채권을 편입하는 신형 MMF에 대해서도 투신사들은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투신사들은 영업점을 통해 새로운 MMF상품에 대한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나 고객 반응이 그다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대우사태 직후 MMF에 대해서도 환매제한 조치를 내림으로써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다는 MMF의 강점에 흡짐을 입었고 MMF에 대우채권이 대량으로 편입돼 고객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아무리 A급 회사채로만 운용을 한다고 하더라도 MMF상품을 더이상 믿지 못하겠다는 불신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정명수기자ILIGHT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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