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반칙행위 감시 더 강화할것" 백용호 공정위원장 동행 인터뷰기업들 자유롭게 경쟁 유도…사후적 규제정책으로 전환 이종배 기자 ljb@sed.co.kr 11일 이른 아침 '미래 소비자 포럼' 행사의 축사를 위해 서울프라자호텔을 찾은 백용호(사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의 표정은 복잡해 보였다. 백 위원장은 과거 경제검찰로 불리며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던 공정위의 개혁을 위해 발탁돼 숨 돌릴 틈 없이 한달여를 달려왔다. 그의 속내를 들어보기 위해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그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먼저 취임 한달을 맞은 소감을 묻자 "(1~2분간 생각에 잠기더니) 최선을 다했다"는 간결한 답변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 속에는 여러 의미가 함축돼 있는 듯 보였다. 밖에서 보던 공정위와 직접 내부에서 겪는 공정위에 대한 평가를 내려달라는 질문에는 "그동안 공정위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시장질서를 바로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하지만 환경이 변화하니까 공정위의 역할도 아무래도 변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공정위의 급격한 정책변화에 대해 일부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는 지적에는 "과거 공정위 하면 재벌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는 기관으로 인식됐다"며 "일부에서는 (최근 공정위의 정책변화에 대해) 재벌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냐는 우려의 시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재벌에 대한 감시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공정위에는 시장경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많은 제도ㆍ법이 있고 앞으로는 지키는 데 주안점을 둘 계획"이라고 시장질서 수호기관으로서의 역할 수행을 분명히 했다. 구체적 방향을 묻자 그는 "시장의 반칙행위에 대해 감시자 기능을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이라며 "기업들로 하여금 자유롭게 경쟁하도록 하고 (이를 감시하는) 사후적 규제로 정책의 초점을 맞춰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백 위원장은 공정위가 앞으로 추진할 중점 과제로 ▦시장활성화 ▦경쟁촉진 ▦소비자 후생증대 등 세 가지를 꼽았다. 특히 소비자정책에 대해 "과거 기획재정부(옛 재정경제부)와 공정위로 나눠졌던 소비자정책 기능이 공정위로 통합돼 일관된 정책이 가능하게 됐다"며 "이 같은 통합은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질문이 오가는 사이 엘리베이터는 로비에 도착했고 비서관이 다음 일정에 맞추려면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재촉했다. 잠시 양해를 구한 뒤 출총제 폐지 등 개혁 플랜에 대해 묻자 백 위원장은 "(출총제 폐지는) 현재 입법예고를 위해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며 "다른 사안도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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