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세계 처절한 생존경쟁 담아

MBC 자연다큐 '풀숲의 전쟁' 23일 방송MBC TV가 오는 23일 각종 곤충들의 '전쟁을 방불케 하는 삶'을 카메라에 옮긴 자연 다큐멘터리 '풀숲의 전쟁'(오후11시30분)을 방송한다. 한껏 달아오른 월드컵 열기를 조금이나마 환기시키기에 충분한 프로그램이다.

지난 1여년 간 전국 각종 풀숲을 돌며 촬영된 이 다큐멘터리는 풀숲 먹이사슬에서 우월적 지위를 점유하고 있는 사마귀에 초점을 맞춰 이들의 탄생과 치열한 삶, 사랑과 죽음 등을 생생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숲속의 무법자'라 불리는 사마귀는 탄생과 동시에 섬뜩한 생존 경쟁에 돌입한다. 각 알집에서 솟구쳐 나오는 개체 수는 70마리에서 120마리. 이 사마귀 유충들은 '생존률 50%'에 도전하며 살아 남기 위해 처절한 몸부림을 펼친다.

가시가 돋아 있는 낫 모양의 앞다리와 무엇이라도 자를 수 있는 턱, 곤충 중에선 유일하게 자유자재로 움직여지는 목 등 날 때부터 '타고난 전술가'인 사마귀의 모습도 소개된다.

중국 무예에 '당랑권법(螳螂拳法)'으로 응용되기도 했던 날렵한 사냥 동작도 볼 수 있다. 동족은 물론 자신들의 천적인 거미, 개미, 뱀, 개구리 등과 숨가쁜 생존 경쟁을 벌이는 현장도 이와 함께 한다.

또한 3-4시간, 길게는 5-6시간 진행되는 짝짓기 동안 암컷에게 서서히 잡아 먹혀들어가는 수컷의 모습도 공개된다. 알을 보호하기 위해 산란 시 흰 거품을 내뿜던 암컷이 탈진해 죽어가는 최후의 순간도 카메라에 담긴다.

이와 더불어 피라미맵시벌, 고치벌, 애호랑나비 애벌레, 자벌레 등 다양한 곤충들이 각양 각색의 방법을 동원, 생존 및 개체 보존에 나서는 모습도 전파를 탄다.

55분간 진행되는 이 다큐멘터리의 내레이션은 배철수씨가 맡았다.

김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