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종합상사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사실상 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이 단독 응찰했다. 현대종합상사 채권금융기관협의회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은 25일 매각자문사인 우리투자증권을 통해 현대종합상사 인수합병(M&A) 본입찰 제안서를 받은 결과 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STX 컨소시엄 등 2곳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STX의 경우 현대중공업이 입찰에 참여하면 최종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조건부로 입찰서를 내 사실상 현대중공업의 단독 응찰이 됐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입찰가격과 안정적인 채권 회수 등을 고려해 다음주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이라며 "본계약은 오는 11월 중 완료할 예정이며 예비우선협상대상자 선정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지난 15일 운영위원회에서 제한경쟁 입찰방식으로 현대상사를 매각하기로 하고 입찰제안서를 발송했다. 현대종합상사 매각 제한 지분은 총 주식 수의 '50%+1주(약 1,115만주)'이며 이날 주식시장에서의 종가(1만7,950원)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매각가격은 약 2,000억원가량 된다. 금융권은 5월 매각 유찰 때 현대중공업이 제시한 가격이 2,000억원을 조금 넘은 만큼 2,000억~2,5000억원에서 매각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채권단은 5월에도 현대종합상사 M&A 본입찰을 실시했으나 당시 단독 응찰한 현대중공업과 가격조정에 실패해 유찰된 적이 있어 가격협상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현대종합상사는 실적이 계속 개선 추세에 있고 자원개발사업 분야의 배당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예멘 등 LNG 광구 투자에 따른 추가 배당 등 해외 자원개발 및 투자개발 부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매각가에 이를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TX의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참여할 경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작은데다 한국 조선업계를 대표하는 두 기업이 한 업체를 놓고 경쟁하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해 조건부 입찰서를 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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