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일정이 48시간 연장되면서 정부의 관련일정도 줄줄이 차질을 빚었다. 1일 청와대 등 관련부처에 따르면 당초 1일로 예정됐던 노무현 대통령의 담화문이 2일 오후9시(예정)로 늦춰졌다. 또 노 대통령의 담화발표 뒤 정부 세종로 청사에서 예정됐던 장ㆍ차관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은 3일 이후로 순연됐다. 2일 오후 열릴 예정이던 경제정책조정회의나 종합대책 발표는 회의시간을 다소 앞당기는 방향으로 조정됐다. 그러나 오는 5일부터 예정돼 있던 산업자원부의 업종별 간담회와 전국 순회 설명회 등은 예상대로 진행되고 각 부처의 FTA 타결에 따른 보고대회도 일정에 맞춰 이뤄진다. 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협상시한이 48시간 연장되면서 일정 전반의 조정작업이 진행됐다”며 “그러나 주말이 끼여 있는 상태에서 협상 연장이 이뤄져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협상타결 시점이 새벽까지 갈 경우 일정들은 더 늦춰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협상이 타결될 경우 2일 새벽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타결 사실을 발표한 뒤 같은 날 오전 타결 세부 내용을 브리핑할 예정이다. 오후에는 과천청사에서 경제부총리 주재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어 한미 FTA 보완대책을 발표한다. 협상이 연장되면서 재경부ㆍ산자부ㆍ농림부 등 과천의 경제부처는 주말에도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협상 결과에 따라 보완해야 할 대책의 내용과 한미 FTA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어 토요일은 물론 일요일인 주말에도 대부분의 직원들이 나와 필요한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는 상태다. 한미 FTA 보완대책을 총괄하고 있는 재경부는 이날 오후 경제정책국ㆍ경제협력국ㆍ정책조정국 등 FTA 관련 부서 직원들이 대부분 출근, 보완대책 마련작업에 주력하면서 협상상황을 지켜봤다. 쇠고기 등 이번 협상의 핵심 분야를 다루고 있는 농림부도 한미 FTA 타결이 국내 농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보완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몰두했다. 농림부의 한 관계자는 “남은 품목에 대해서는 한미 양국의 입장차이가 크기 때문에 공방이 계속될 것”이라며 협상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미 FTA가 타결될 경우 미국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자동차와 섬유 등을 맡고 있는 산자부도 협상 타결에 대비한 작업에 주력했다. 산자부는 협상이 타결되면 5일부터 업종별 간담회와 전국 순회 설명회 등을 통해 한미 FTA가 개별 업종에 미치는 영향과 피해를 볼 수 있는 업종ㆍ업체에 대한 보완대책을 알린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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