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인치대 TV패널 시장에서 치열한 '1인치 늘리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48인치와 49인치 패널이 처음 나온 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43인치까지 출시되며 기존제품보다 '1인치' 또는 '2인치' 커진 제품들로 소비자 유혹에 나섰다.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커팅기술이 발전하면서 가능해진 1인치 늘리기 경쟁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부터 기존에 내놓던 42인치에 1인치를 더한 43인치 패널을 양산한다. 지난해 11월에는 기존 47인치 패널보다 2인치를 늘인 49인치 패널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지난해 초 46인치를 2인치 늘린 48인치 패널 양산체제를 갖췄다. 중국의 디스플레이 업체 BOE는 이보다 앞서 46인치 패널을 48·49인치로 확대한 제품을 출시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1인치 늘리기' 경쟁은 커팅기술이 꾸준히 발전한 데 힘입은 것이다. TV패널은 '마더글라스(원판)'라고 불리는 유리기판을 커팅해 생산한다. TV패널의 경우 크기가 클수록 높은 가격을 받지만 생산에 들어가는 원판은 그 크기를 바꾸기가 어려워 업체들은 생산단계에서 원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공정을 계획한다. 예를 들어 LG 디스플레이는 8세대 원판(2,200㎜×2,500㎜ )에서 47인치 패널 8장을 생산한다. 하지만 최근 커팅기술의 발전으로 같은 원판에서 1~2인치 큰 패널 생산이 가능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같은 공정에서 49인치 4장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당연히 버려지는 원판의 양도 줄어든다. 47인치에서 49인치로 패널 크기를 키울 경우 원판 이용률은 93%에서 98%로 늘어난다. 반면 공정 전환이 없어 업체들은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떠안을 필요가 없다. 1인치 커진 제품의 가격이 기존 제품의 가격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1~2인치 차이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지만 소비자들은 비슷한 가격대에서 1인치라도 큰 패널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특히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소비자들은 크기에 민감해 1인치라도 큰 제품을 사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4분기 46인치 패널 출하량은 80만4,200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2% 줄었으며 47인치 패널 출하량도 113만3,000장으로 33% 감소했다. 반면 48인치 패널출하량은 243만장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43인치 패널이 출시되면 42인치도 비슷한 판매감소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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