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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시장의 거취/이현우 사회부(기자의 눈)
입력1997-05-15 00:00:00
수정
1997.05.15 00:00:00
이현우 기자
『시장님이 정말 대선에 출마하나요.』요즘 서울시 직원들을 만나면 어김없이 조순 시장의 거취에 관한 질문을 해온다. 간부는 말할 것도 없고 말단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업무보다는 온통 「조심」에만 관심을 갖고있다는 느낌이다. 그러니 일이 손에 잡힐리 없다.
최근들어 조시장의 대선출마 관련 발언의 농도가 짙어지면서 서울시 공무원들의 흔들리는 모습은 한층 완연하다. 끝내는 실세그룹인 비서진에서 조시장의 행보를 놓고 이견이 빚어져 한 비서관이 사표를 내는 볼썽 사나운 일까지 벌어졌다.
서울시정의 혼돈은 조시장이 명쾌한 입장표명을 하지않는한 진정될 것 같지않다. 또 그가 출마쪽으로 결론을 내린다면 난맥은 증폭될 게 뻔하다.
지자제는 지금의 국정난맥에서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한보사태, 대선자금, 김현철씨 비리의혹에 따른 권력누수 현상으로 공직사회의 기강은 흐트러질대로 흐트러져 있다. 예전같이 단체장들이 임명직이었으면 위아래 없이 줄서기와 몸보신에 바빠 총체적 혼돈상이 연출됐을 것이다. 지자제 시대에서는 눈치볼 필요가 없는 단체장만 중심을 잡아주면 일선 행정만큼은 그런대로 돌아가게 돼있다. 그런데 중심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조시장의 출마여부는 순전히 그의 자유다. 또 그의 탁월한 식견, 청렴성 등은 대선후보로서 손색이 없다. 그러나 그는 할일이 산적한 서울시의 장이다. 더욱이 조시장은 시장출마 당시 『서울시장직을 대권의 징검다리로 이용할 생각은 전혀없다』고 공약했다. 정직은 조시장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하다.
시정의 표류는 1천만 서울시민의 불편으로 이어진다. 조시장은 가부간 결단을 내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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