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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지물된 'RQFII'

中 증시 조정에 투자 수요 급감

삼성·KDB대우·하나대투·신한

쿼터 획득했지만 상품출시 미뤄


증권사들이 앞다퉈 중국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을 만들기 위해 애써 확보한 위안화적격해외기관투자가(RQFII) 쿼터가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최근 중국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돼 중국 투자상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데다 시중에 출시된 중국펀드나 랩어카운트 상품들과 차별화하기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RQFII란 해외 기관투자가들에게 할당된 범위에서 위안화로 중국 본토 증시와 채권에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016360)·KDB대우증권(006800)·하나대투증권·신한금융투자가 올 상반기 획득한 RQFII 쿼터를 활용한 상품을 단 하나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신한금융투자가 20억위안, 하나대투증권이 10억위안을 중국외환관리국(SAFE)으로부터 각각 승인받았다. 또 6월에는 KDB대우증권이 20억위안, 삼성증권이 30억위안의 쿼터를 확보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RQFII를 확보한 후 중국 증시가 하락세로 접어들자 아직까지도 관련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실제 하나대투증권은 4월 중국의 대표적인 증권사인 국태군안증권과 중국 기업공개(IPO) 투자 상품을 개발하고 초상증권과는 RQFII를 활용해 선전 증시에 투자하는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었지만 출시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최근 중국 본토 증시가 조정을 받았고 중국 정부가 신규 IPO를 제한하면서 상품을 만들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하나대투증권의 한 관계자는 "당분간 중국 시장 투자는 관망세로 접근할 방침"이라며 "할당받은 RQFII 집행작업이 미뤄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기존 중국 투자 상품과의 차별화도 고민거리다. 자산운용사들이 중국 본토주식형펀드를 줄줄이 선보인 데다 후강퉁 관련 랩 상품도 이미 출시돼 있어 차별화를 위해서는 주식 외에 채권 투자상품을 개발해야 하지만 여러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중국도 국내 채권시장처럼 장외에서 거래되는 채권이 대부분이라 장외 채권에 투자하려면 은행 간 채권시장(CIBM) 거래계좌가 있어야 한다. RQFII 쿼터를 할당받은 뒤 CIBM 계좌를 받으려면 적어도 보통 4~5개월이 걸린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RQFII는 선물거래에 투자해 헤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본토 주식을 활용한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을 출시할 수 있다"며 "본토 기업의 신용과 연계한 파생상품 등을 개발해 차별화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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