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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 콘서트] 투기와 예측거래의 차이


일반적으로 투기는 운에 기대거나 혹은 부당한 방법을 사용해 수익을 얻고자 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행위다. 이는 가격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유도해 시장을 왜곡하고 건전한 투자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기적'이라는 단면적인 시각이 파생상품시장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가로막는 요소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파생상품시장에서 투기 혹은 투기거래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투기와 다소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투기에 해당하는 영어단어 'speculation'은 철학적인 사색을 의미하는 라틴어 'speculatio'에 어원을 두고 있다. speculation은 다면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어 이를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은 어렵고 이에 대한 일치된 정의는 없다.

예를 들면 미국의 상품선물거래위원회에서는 헤지를 하지 않으면서 가격의 움직임을 예측해 수익을 얻을 목적으로 하는 거래를 speculation이라 정의한다. 따라서 speculation은 운에 기대어 수익을 얻으려는 거래나 혹은 수익을 얻기 위해 부당한 방법을 사용하는 거래가 아니다. 헤지거래나 차익거래가 아니면서 파생상품의 가격변동으로부터 수익을 얻기 위한 모든 거래가 speculation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파생상품시장에서 투기거래라고 부르는 speculation은 '예측거래'라 부르는 것이 합당하다.



얼핏 예측거래자는 시장에 불필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시장이 기능하기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측거래자들은 서로 다른 시장전망을 통해 위험의 전가를 촉진, 시장의 유동성을 증가시킨다. 만일 이런 예측거래자가 시장에 없다면 헤지거래자는 다른 헤지거래자만을 상대로 거래해야 한다. 이는 헤지비용을 증가시키고 시장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 또 예측거래자는 현재의 정보와 미래의 가능한 변화를 즉각적으로 가격에 반영하게 함으로써 파생상품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을 돕는다. 예측거래자의 수익은 위험을 감수하고 시장의 기능을 촉진한 역할에 대한 보상인 셈이다.

물론 예측거래가 시장에 유익한 것만은 아니다. 예측거래의 과열은 가격의 움직임을 특정 방향으로 확대해 거품을 만들고 시장의 단기 변동성을 확장할 수도 있어 적절한 규제와 감독도 필요하다. 그러나 파생상품시장은 시장에 대한 합리적이고 전략적인 사고를 가진 예측거래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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