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27일 "(경기)전망의 전제들이 비관적으로 흘러가는 모습"이라며 올해 1ㆍ4분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2%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내수가 받쳐주지 못하면 올해 3.8% 성장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KDI가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현 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KDI 성장 전망치가 3.8%인데 (그 구성을) 수출 0.6, 내수를 3.2로 예측한 바 있다. 수출 의존도가 떨어지는 만큼 내수가 받쳐주지 않으면 전망치 달성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ㆍ4분기에는 애초 전년 동기 대비 3% 정도로 봤는데 최근 수출이 줄어드는 점을 고려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 4ㆍ4분기 수준과 비슷하다고 전제하면 2%대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올 1ㆍ4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8% 정도는 돼야 전년 동기 대비 3%대 성장이 가능한데 현재까지는 이것이 녹록하지 않다는 것이다.
현 원장은 "경기회복을 속단하기가 조심스럽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이어서 "요즘 경제 하는 사람들은 배운 대로 안 된다고 한다. 돈을 풀어도 생각대로 회복되지 않았다. 새로운 경제학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유럽의 경제흐름에 대해서는 "유럽연합은 역내 무역 비중이 70%여서 무역보다는 금융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의 유럽 수출이 줄면 부품소재를 중국에 파는 한국 경제에도 여파가 미칠 수 있음을 걱정했다.
그는 이명박(MB) 정부의 경제성과와 관련해 "MB 정부는 불운했다. 세계경제가 안 좋아서 방어와 회복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세금 안 내는 사람이 많은데 세율만 올려서는 안 되며 비과세 감면 등을 없애 세원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