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를 지낸 조순(사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18일 “물가지수가 6%에 가까운데 성장률이 4% 미만이라면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가 위기라고 부르든 부르지 않든 대단히 심각한 상황인 것만큼은 틀림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우리의 현재 외환보유액이 지난 1997년에 비해 약 7배 정도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당장 외환위기를 맞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비슷하게 갈 수는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부의 외환정책과 관련해 그는 “환율방어를 위해 자꾸 팔거나 사는 것은 투기를 불러오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하므로 신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감세와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에 대해서는 “지난 정부 때 부동산세를 너무 빨리 올려 어느 정도의 감세를 생각할 수 있는 문제”라며 “현재 건축 등의 경기가 너무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는 살리는 방향으로 하는 것도 고려해봄 직하다”고 밝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에 대해 조 교수는 “미국은 슈퍼파워이므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가 대통령이 돼 재협상을 해야겠다고 주장하면 얼마든지 재협상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면서 “정세를 보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FTA 비준을 위해서도 더 쉬울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