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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채권투자자 "환차익·절세 챙기자"

환위험 없는 달러 KP물에 자산가 몰려<br>비과세 혜택 제로쿠폰채권도 큰 인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후폭풍으로 채권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슈퍼리치들이 환위험을 덜어낸 달러표시채권인 KP(Korean Paper)물과 절세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제로쿠폰채권으로 몰리고 있다.

2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머징 통화 급락으로 신흥국 채권의 매력이 떨어지자 달러 KP물을 확보하려는 고액자산가들이 늘고 있다.

KP물은 국내기업이 해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달러나 엔화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대체로 신용등급 AA급 이상의 우량기업이 발행하며 국내에서 발행할 때보다 높은 쿠폰금리를 지급한다. 특히 달러표시 KP물은 환헤지를 위해 원ㆍ달러 선물을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해 1.1~1.6%의 수익을 추가로 얻을 수 있다. 달러가 약세로 전환해도 만기에 받을 환율 수준을 정해놓았기 때문에 달러 강세시기에 강점을 발휘한다.

대신증권은 지난달부터 한국도로공사를 비롯해 중소기업은행ㆍ정책금융공사 등이 발행한 달러표시 KP물을 중개 판매하고 있다. 6개월마다 지급하는 표면금리는 1.375~4.625% 수준으로 잔존만기는 2015년~2019년으로 다양하다. 최소 가입금액은 1억2,000만원이다.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하는 롯데쇼핑(AA+) 달러표시 전환사채(CB)는 물량이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2011년 6월 5억달러 규모의 달러표시 CB를 발행했다. 발행 당시 CB 전환가액이 65만원이었는데 이후 롯데쇼핑 주가가 크게 하락하자(28일 종가 34만원) CB를 인수했던 투자자들이 손절성 매물을 내놓으면서 유통시장에서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롯데쇼핑 CB 기준 액면가를 100달러로 봤을 때 현재 98.25달러에 매입할 수 있으며 환차익까지 고려하면 만기 보유시 연 2.4% 수준의 수익이 예상된다. 매매차익과 환차익은 전액 비과세다.



정제건 신한금융투자 FICC 상품팀 대리는 "롯데쇼핑 CB 원래 만기가 2016년 7월5일인데 조기상환 풋옵션을 행사하면 사실상 실질적 만기는 2014년 7월5일"이라며 "만기가 짧은데다 비과세 혜택도 있어 자산가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이 달러로 발행한 KP물도 잠재 수요가 높은 편이다. 이 상품은 2027년 2월1일이 만기로 이때까지 보유하면 매년 연 7%수준의 쿠폰 금리를 챙길 수 있다. 원래 KP물은 15.4%의 이자소득세가 부과되지만 이 채권은 1999년 이전에 발행된 채권으로 조세특례제한법 제 21조에 의거 소득세 14%가 면제돼 개인의 경우 1.4% 농특세만 내면 된다.

표면금리가 0%인 국민주택 2종ㆍ3종 채권 등 제로쿠폰채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달 초 세법개정안 발표 이후 마땅한 절세 상품이 없는 상황에서 비과세 상품인 제로쿠폰채권이 슈퍼리치들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제로쿠폰 채권은 쿠폰금리가 0%로 이자에 붙는 이자소득세가 없다. 발행 액면가보다 싸게 유통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만기까지 보유시 얻게 되는 매매차익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삼성증권은 현재 잔존만기 2년2개월~6년4개월인 국민주택2종ㆍ3종 채권을 판매하고 있다. 국민주택채권 2종 09-11(잔존만기 6년3개월)채권을 매입했을 경우 금융소득종합과세 최고 세율(41.8%) 해당자는 세후 4.2%의 확정 수익을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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