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세스측에 한국 홈쇼핑 상품으로 프린세스 그릴을 출시하자고 제안하기 위해서였다.
신 차장은 유럽형 그릴을 한국인 취향에 맞게 변형시킨 디자인으로 프린세스측을 설득, 함께 상품 개발에 들어갔다. 이 후 같은 해 9월 GS샵은 이 제품을 국내 단독 론칭했고 현재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홈쇼핑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홈쇼핑 업체들이 ‘단독 브랜드 상품’으로 매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홈쇼핑사들이 상품의 기획 단계부터 협력사와 공동으로 기획한 단독 브랜드 상품 수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현재 CJ오쇼핑은 협력사와 함께 만드는 단독 브랜드 상품이 10여 종에 이른다. 그 동안 단독 상품으로 짭짤한 재미를 봤기 때문이다.
CJ오쇼핑은 지난 2001년 6월 디자이너 이신우와 손 잡고 속옷 브랜드 ‘피델리아’를 단독 론칭한 후 지금까지 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CJ오쇼핑이 판매하는 속옷 가운데 가장 큰 액수다.
신시열 CJ오쇼핑 상품사업부장은 “홈쇼핑 업계의 경우 인기 상품이 나오면 유사 상품이 경쟁 채널에서 바로 출시되는 경우가 많다”며 “상품이나 가격에서 확실히 구분되는 단독 브랜드를 키우는 것만이 차별화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GS샵은 지난해 12월부터 협력사와 상품을 공동 기획하는 생활 태스크포스(T/F)팀을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조상아 루나’, ‘클로켄’, ‘프린세스 그릴’ 등 단독 기획 상품들이 잇따라 대박을 내면서 단독 브랜드 기획 전담 조직을 구성한 것이다.
차장급이 팀장을 맡고 있으며, 상품기획자(MD) 1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롯데홈쇼핑 역시 협력사와 협력을 통해 단독 상품을 더 늘려갈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히트 상품 1위(주방기기 엘쿡)와 4위(침구 더잠) 모두 상품기획자(MD)와 협력사의 합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공동기획 상품은 홈쇼핑 입장에서는 유통채널에 적합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고 브랜드 권리를 갖고 있는 협력업체는 홈쇼핑에서 브랜드를 알린 뒤 유통채널을 확장할 수 있어 공동기획 제품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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