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사진) 삼성전자 회장은 24일 유럽과 일본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나 "(유럽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유럽 내에서도 제일 경기가 어려운 서너 나라를 방문했다"면서 "(유럽의 경기가) 생각보다 더 악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 2일 유럽 출장길에서 "세계적으로 불경기지만 특히 유럽이 문제가 많아서 직접 보려고 한다"며 유럽 출국 배경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유럽 출장길에서 유럽 경기악화가 예상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그는 유럽 경기악화가 삼성에 어떤 영향이 있겠느냐는 질문과 관련, "수출에는 조금 영향이 있겠지만 직접적인 영향은 크게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예상보다 심각하지만 삼성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LCD 등 부품, TV 등 완제품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유럽 출장 귀국길에 들른 일본에 대해 "일본도 옛날과 달리 (경기악화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더욱이 일본은 (또 다른 경제적 어려움이) 올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이어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일하기 싫어하는 분위기였다"며 "(일본 사람들은) 나라의 도움을 기대하고 있는 듯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이 같은 측면(일하기 싫어하는 분위기)에서 유럽과 일본이 다 어렵게 되지 않나 생각된다"며 원인도 제시했다.
이 회장은 마지막으로 다음 출장에 대해 "오는 7월 런던올림픽 출장에 나설 것"이라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이 회장은 2일 4주간의 일정으로 스페인으로 출발해 독일과 영국 등을 차례로 방문한 뒤 일본을 거쳐 이날 입국했으며 이번주 휴식을 취한 뒤 6월1일 개최 예정인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공항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김순택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정연주 삼성물산 부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등이 나와 이 회장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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