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목 정주영 타계] 路祭, 계동사옥 거쳐 양재동 사옥으로

고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장례절차의 하나로 전통장례관습인 노제(路祭)가 어떤 식으로 치러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견전제로도 불리는 노제는 장례를 마치고 발인(發引)할 때 고인의 집 문 앞, 근무처 또는 생전에 인연이 있는 장소에서 제사를 지내는 관습이다. 현대가(家) 역시 정 전 명예회장의 명복을 빌고 정신을 기린다는 차원에서 노제 장소와 절차를 당연히 검토했다는 후문이나 누구도 노제 문제를 언급하기를 꺼리는 분위기다. 현대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노제를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 말하기 곤란하다"며 "가족들이 충분히 합의를 한 후에 발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현대 주변에서는 노제의 특성상 제사를 지내는 장소에 따라 후계구도와 정통성에 직결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형제간에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관습대로라면 청운동 자택 문 앞 외에 계동사옥과 양재동 사옥 등이 노제 장소로 꼽힐 수 있지만 어떤 장소에서 치르느냐에 따라 의미가 크게 달라진다는 얘기다. 정 전 명예회장의 별세 직후 장례형태는 물론 빈소와 영결식 장소를 청운동 자택으로 정하기까지의 과정에서도 형제간에 계동 사옥이냐, 양재동 사옥이냐를 놓고 다소간의 논란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형제간 논란의 소지를 줄인다는 차원에서 노제는 청운동 자택 문 앞에서 지낸 뒤 계동 사옥과 양재동 사옥을 거쳐 장지로 향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측은 정 전 명예회장의 장지 결정에 앞서 풍수지리 전문가들을 동원, 경기도 하남시 창우리와 경기도 용인시 마북리 두곳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마북리가 풍수지리적으로 나은 곳이라는 결론을 내렸으나 정 전 명예회장의 장남인 몽필(작고)씨의 묘소가 있다는 점 때문에 창우리로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취재반